똘망똘망한 이목구비에 천진난만한 웃음, 그리고 어른 뺨치는 연기력. 아역배우 박지빈(11)의 특징들이다. 또래보다 작은 키에 깡마른 체구. "키 작고 왜소하다"는 말을 제일 듣기 싫어한다는 이 꼬마는 연기 하나는 '똑' 소리 나게 잘해 벌써 해외영화제(제1회 뉴몬트리올영화제 )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천재 연기자' 소리를 듣는다.
이런 박지빈이 신작 '아이스케키'(감독 여인광, 제작 MK픽처스)를 들고 다시 관객과 만난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지빈은 김경호의 히트곡 '금지된 사랑'을 흥얼거리며 좀처럼 인터뷰에 몰두할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그런데 말을 시켜보니 청산유수. 연기관 하나는 성인연기자 못지않다.
1969년 전남 여수를 배경으로 한 '아이스케키'는 서울에 있다는 아버지를 만나려고 아이스케키 장사에 나서는 10살짜리 박치기대장 영래의 이야기를 다뤘다. 올 3월 말 추위가 채 가시기도 전, 영화의 시간적 배경인 여름 신을 찍어야 했던 박지빈에게는 추위가 가장 힘들었던 모양.
"영화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뭐였느냐"고 물었더니 "추워서 혼났다"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그래서 "추우면 연기하기 싫지 않느냐"고 연이어 물었더니 "절대 싫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다.
"빨리 촬영을 마무리짓고 따뜻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했지만 촬영 자체가 싫지는 않았아요. 영화의 말미에 나오는 하수도 공사장 장면을 찍을 때도 푹푹 빠지는 진흙 바닥에 물도 차가웠고 밤늦은 시간이라 많이 졸리기도 했지만 찍기 싫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박지빈은 "어려운 것은 한 번인데 그걸 끝내면 더 많은 것을 이루지 않느냐"면서 "제가 춥다고 하수도 공사장 장면을 찍지 않았다면 영화 스토리도 달라졌을 것이고, 잘했다는 칭찬도 듣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어른스럽게 말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떻게 연기하느냐"고 묻자 "기분 좋은 신을 찍는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꾼다"면서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1살 먹은 애늙은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박지빈은 홀어머니(신애라)와 살면서 아버지를 그리는 영래 역할이 마음에 많이 남는 듯했다.
박지빈은 "영화를 찍으면서 부모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면서 "부모님의 소중함,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열린 영화 '아이스케키' 시사회에서 탤런트 차인표가 박지빈에 대해 "한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배우"라고 극찬을 한 적이 있다.
"신애라 엄마(박지빈은 신애라를 이렇게 불렀다)가 저보고 연기는 타고 났다고 하시던데 저는 노력도 필요하고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타고난 것이라고 하면 어렸을 때부터 TV에 나오는 것을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했다는 거죠."
"그럼 재미가 없어지면 연기를 그만둘 생각이냐"고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재미없어지지 않을 것"이란다. 박지빈은 "(연기하는 데) 모자라는 점이 있으면 채워넣으면 된다"며 당돌하게 말했다.
박지빈은 어떻게 연기할까? 우선 현장에서 콘티를 보고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하며 캐릭터에 대한 자신의 생각대로 연기한다고. 그 다음 감독의 말을 참고한단다.
그는 "연기는 생활처럼 보여야 한다"면서 "'쟤가 연기를 하고 있네' 이렇게 관객에게 비치면 안된다"며 연기관을 밝히기도 했다.
"천재 아역배우로 불리는 다코타 패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눈빛이 살아 있어 좋아한다"면서 "연기가 무척 실감난다"고 덧붙였다.
박지빈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할머니·할아버지에게 꼭 이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영화"라면서 영화 홍보도 잊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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