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년차 정근우(24·SK)와 4년차 이종욱(26·두산)의 올 시즌 도루왕 경쟁이 뜨겁다.
이종욱이 23일 경기까지 87경기에서 35도루를 기록해 34도루(94경기)의 정근우를 1개 차로 앞서 있지만 최근 정근우가 놀라운 기세로 도루를 추가, 누구도 최종 타이틀 홀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해까지 도루 부문에 얼굴을 내밀지 못했던 이들이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차며 최고의 톱타자 경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특히 데뷔 시즌이던 지난 해 52경기에 출장해 고작 4도루에 그쳤던 정근우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정근우는 23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대도(大盜) 라이벌인 이종욱이 지켜보는 가운데 3차례나 누를 훔치는 뛰어난 주루 능력을 과시하며 단숨에 이종욱을 1개 차로 따라 붙었다.
100m를 11초50에 주파하는 정근우는 "이종욱(11초00)보다 도루의 '3S' 중 스타트(Start)와 스피드(Speed)가 낫다고 할 수 없지만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센스(Sense)에서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지난 해 대졸신인으로 입단한 뒤 주전 3루수로 활약하다 베테랑 김태균에게 붙박이 자리를 내주고 백업 신세로 전락했던 정근우는 어느 시점에서 도루를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연구한 결실을 얻은 셈이다.
2000년 창단한 SK 팀 사상 첫 도루왕 기대를 부풀리는 정근우는 "(이)종욱 형이 스타트가 좋다."고 상대를 칭찬하면서도 "지금까지 체력적으로 어렵다고 느껴본 적이 없고 몸을 아끼지 않고 내야를 흔드는 투지를 보여주고 싶다. 또 도루왕에 연연하지 않고 뛰다 보면 좋은 결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거쳐 두산의 1번 타자로 자리를 굳힌 이종욱도 타이틀 획득 의지가 강하다. 2003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으나 2군을 전전하다 군 생활을 마치고 끝내 현대에서 방출돼 지난 해 말 두산에 합류한 뒤 붙박이로 나서고 있어서다.
정근우보다 8경기 더 남아 있고 도루 성공률도 높아 타이틀 경쟁에서 유리하다. 이종욱이 37차례 도루를 시도해 35번이나 성공해 94.6%의 높은 성공률을 보인 반면 정근우는 40차례 시도에서 34회 누를 훔쳐 성공률이 85%에 그쳤다.
시즌 타율과 출루율은 정근우(타율 0.299, 출루율 0.364)보다 조금 떨어지는 0.293과 0.343이지만 16일 현대전에서 3차례 도루를 성공시키는 뛰어난 주루 플레이를 보여줬다.
역대 한 경기 최다인 6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KIA)이 2군으로 추락하고 정수근(롯데), 전준호(현대·이상 16도루) 등 왕년 도루왕들의 발이 무뎌진 상황에서 새로운 '대도'로 떠오른 정근우와 이종욱의 타이틀 경쟁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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