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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품 수집해 이웃 돕는 전 문경읍장 하진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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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임한 칠순의 문경읍장이 6년째 폐품 수집으로 돈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문경 매봉노인회장인 하진택(73·모전동 주공아파트) 씨는 지난 16일 홀몸노인 이도순(63·가은읍 완장리) 할머니에게 100만 원을 전달했다. 하 씨는 이 씨가 지난 7월 중순 집중호우로 집이 무너져 한 달째 마을회관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것.

이때 수년 동안 하루 10시간 이상씩 힘겨운 노동을 하며 모은 돈으로 이웃을 돕는 하 씨의 선행이 알려졌다.1993년 문경시에서 정년 퇴임한 하 씨는 2000년 6개월간 공원 청소를 하다 '움직일 수 있을 때 까지 사회봉사를 하자.'고 다짐하며 폐품수집을 시작했다.

하 씨는 눈비가 와도 오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식사 시간과 노인정 방문 한두 시간을 제외하고는 문경의 주공·영풍·현대 등 7개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에서 헌책과 빈 박스, 빈병, 고물 등을 주었다.

하씨는 월평균 6t의 폐지를 수집, 한 달 20만 원씩 6년 동안 1천여만 원을 모아 이웃돕기 성금과 노인정 운영기금, 수재의연금 등으로 내놓았다.

4년 전에는 복지관에서 '책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헌책 2만 8천여 권을 수집해 전달하기도 했다.하지만 하 씨는 많은 오해도 받았다. '집이 망해 쓰레기통을 뒤져 먹고 산다.' '치매에 걸렸다.' '돈에 환장을 했다.'는 주변의 수군거림에 가족들이 고통을 겪기도 했다.

얼마전에는 공무원 시절 알고 지내던 60대 후배가 찾아와 "어쩌다가 이런 모습이 됐냐."며 길가에서 대성통곡을 했다는 것. 이 같은 오해 때문에 하 씨는 결국 자신의 선행 사실을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

하 씨는 "경남 출신으로 연고가 없는 문경에 뿌리를 내리게 해 준 고마움을 표시할 뿐이다."며 "믿고 이해해준 아내가 제일 고맙다."고 말했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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