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경제력 지동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신작 '富(부)의 미래'를 내놓아 화제다. 그는 혁명적 부의 창출 요인으로 시간'공간'지식을 꼽고 있으며, 이 세 가지 요인이 적절하게 고려돼야 그런 시대가 열린다고 내다봤다.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통찰력으로 한국'중국'일본과 유럽'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문제를 부 창출 시스템과 연관시켜 분석한 그는 부의 主導權(주도권)이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간의 충돌'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은 그는 對北(대북) 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점진적인 협상을 우려했다. 우리나라가 '速度至上主義(속도지상주의)'의 문화와 경제, 신중하고 더딘 외교 사이의 矛盾(모순)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국내는 물론 북한의 미래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간의 충돌'을 어떻게 요리해야 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세계 지도에서는 작은 나라지만 經濟力(경제력) 크기를 지도에 표시한 '세계 경제력 지도'에서는 세계 8위로 올랐다고 한다. '아시아 4룡'중 일본(9위)을 앞섰고, 홍콩(5위)'싱가포르(6위)보다는 뒤진다. 1975년부터 2002년까지 27년간 물가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 평가(PPP)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은 1인당 1만 3천523달러나 성장했다. 또한 2015년엔 세계 6위로 미국(7위)도 제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셰필드대 '사회 및 공간 불평등 연구그룹(SAST)'과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이 만든 이 지도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부가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는 룩셈부르크(3만 9천968달러)다. 적도 기니'아일랜드'노르웨이'홍콩'싱가포르'미국'한국'일본'키프로스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중국(홍콩 제외)은 이 기간에 4천35달러 증가에 지나지 않는다.

◇토플러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속도지상주의와 더딘 외교 사이의 모순을 克復(극복)해야 한다. 기업은 속도 혁신을 거듭하는데 정부와 관료조직, 정책과 법제도는 거북이걸음인 '충돌'을 넘어서는 일도 중요하다. 이번 '세계 경제력 지도'는 장밋빛 전망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 '구조적인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부터 精神(정신) 차리고 토플러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할 때인 것 같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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