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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쓰레기를 반도체 재료로 재생산…이동오 마이크로파우더 사장

이동오(46) 마이크로파우더 사장은 업계에서 '환경미화원'으로 불리고 있다. 버려지는 산업 쓰레기를 수거해 다른 산업의 기초재료로 재생산하고 있는 회사의 특성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마이크로파우더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초미분말화 과정을 거쳐 반도체 재료인 이산화규소, 이차전지용 음극재료, TV브라운관 봉착 유리 등으로 생산한다. 재활용 기술을 인정받아 모든 생산 과정이 특허로 등록돼 있다.

이 사장의 재활용 산업은 지난 1999년 포스코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초미분말화한 고강도 시멘트 재료로 생산하면서 본격화했다. 재활용된 시멘트는 기존보다 강도가 강하고 지하철의 차수막에도 사용할 수 있어 건설 재료 수출 기준이 까다로운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또 음극재료, 브라운관 봉착 유리 등의 개발로 그동안 선진국에서 수입한 것을 대체할 수 있게 돼 제품 제조 업체의 원가 절감은 물론 관련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이뤘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새로운 산업 분야를 개척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국내에서 발달되지 않은 재활용 산업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이 사장의 특이한 전력과 무관치 않다. 군 제대 후 수 년간 경남 거창에 있는 한 사찰을 찾아 출가를 결심한 때가 있었는데 당시 익힌 불문과 선이 환경 정화에 도움되는 재활용 산업에 진출하도록 결정하는데 역할을 했다는 것. 또 잭 웰치 GE 회장이 말한 '호기심이 없으면 존재의 가치가 없다'는 신조도 새로운 산업인 재활용 분야에 투신하는데 일조했다고 한다.

고향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집은 서울이지만 굳이 사업장을 의성군 안계면에 차렸다. 정부 보조금과 물류비를 감안하면 수도권이 훨씬 유리하지만 지역 경제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결정했다.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어렵게 다시 찾은 고향인 만큼 이제는 뼈를 묻고 식구같은 지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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