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름방학 특별한 체험] "빙하 등반 가장 재미있었어요" 윤채란 양

"상상해 보세요! 거대한 빙하로 둘러싸인 얼음 대륙을"

지난 23일 만난 윤채란(혜화여고 2년·17) 양은 북극에서 돌아온지 4일째였지만 여전히 흥분이 가시지 않아 보였다.

채란 양은 지난 달 한국해양연구원과 극지연구소가 모집한 북극체험단(Pole to Pole Korea)에 뽑혀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어릴 때부터 책이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극지방의 천문 현상이나 생태에 푹 빠져 있었다고 했다. 그 열정이 북극으로 이끈 셈이다.

'북극 땅을 밟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오로라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평소 자주 검색하던 '극지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체험단 공고를 보고 바로 응시했다. 전국에서 1천여 명의 청소년 지원자가 몰렸다. 1차 시험에 남은 사람은 100명. 2차 과학 수필 시험에선 '내가 극지 과학자가 된다면'을 주제로 글을 써 냈고 마침내 최종 6명에 포함됐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오슬로까지, 그곳에서 하루를 묵고 다시 롱이어비엔(노르웨이 지명)을 거쳐 니알슨(북극 직전 경유지)까지 총 18시간을 날아갔어요."

비행기를 처음 탄 것 치고는 엄청난 장거리 여행이었다.

"북극이 가까워올수록 눈 덮인 산과 빙하가 다가오는데...'아 내가 드디어 북극에 도착했구나' 가슴이 벅차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채란 양은 3박 4일동안 체험단 학생, 다산기지 연구진, 취재진들과 함께 바쁜 일정을 보냈다. "박사님들이 너무 존경스러웠고 한편 부러웠어요."

북극에서 보낸 사흘 밤 중 이틀을 기지촌 내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했다. 옷을 세 겹씩 껴입고 침낭에 들어가 잤다. 현재 여름인 북극에는 백야가 이어지고 있었다. "아까 먹은 밥이 점심인지 저녁인지 모를 정도" 였다.

채란 양은 빙하등반을 했던 이튿날과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빙하를 관찰했던 셋째 날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했다.

이번 체험을 통해 얻은 것은 진로에 대한 확신이다.

"그곳 박사님도 이메일 주소를 주시면서 '꿈을 가지고 있으면 길이 열린다'고 격려해주셨어요. 꼭 천문이나 항공우주 쪽의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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