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년 동안 한국에서 생활하며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Korean as a Foreign Language) 석사학위 과정을 공부하고, 서강대학교 한국어교육원과 아리랑 방송국에서 한국어를 강의하는 가운데 저는 영어를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이 영어 학습에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해 왔습니다.
효과적인 영어공부는 내적인 동기 유발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영어 속담에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그 말이 강제로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유명한 문구가 있습니다. 학부모나 교사들이 외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좋은 프로그램과 좋은 교육을 아무리 많이 제공해 준다고 하더라도 정작 배우는 학생이 배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시간과 돈만 낭비하게 될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입니다.
만일 저의 한국어 공부 과정이 위의 말(horse)과 같은 수동적인 방식에 바탕을 두었다면 아마도 저는 지금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하면서 제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한마디로 저는 한국어 공부의 '단물 맛'을 보았고 그로 인해 한국인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사귀면서 한국어 공부에 지속적으로 박차를 가한 결과 현재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로서 당당히 활약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무엇이 학생들에게 영어 학습의 동기를 부여하고 있습니까? 이것을 잘 생각해 보면 진정한 영어공부의 길이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영어학습자들이 '나는 영어에 실패했다'라고 생각하는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는 아마도 영어공부에 대한 지나친 외적인 동기에 의해 학습의 과정이 지배되어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학생은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공부합니다. 고등학생도 수학능력 시험을 위해서, 중학생도 수학능력 시험을 위해서, 심지어 초등학생들 중에서도 수학능력 시험을 위해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대학생들은 어떻습니까? 토익이나 텝스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만 영어 공부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부모님들과 선생님들께 감히 한 말씀 드립니다. 학생들이 학교라는 '강가'에 가서 진정한 물맛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직접 찾아서 공부하는 법을 일찍부터 경험할 수 있도록 허용적인 학습 분위기를 만들어 줄 필요는 없을까요? 학생 자신이 공부할 것을 스스로 선택(choice)하고 그로 인해 학습의 과정에 더욱 더 능동적인 태도로 임하게 될 때(involve & engage) 학습의 결과 또한 자기 보상적인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평소 학생들을 어떻게 가이드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학습동기를 연구하는 교육심리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아도 내적 동기의 영향으로 학습하는 사람들이 외적 동기에 의해 학습하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 학습할 수 있고, 더 오래 기억하며, 더 많이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영어를 학습할 때 실제 의사소통을 촉진시킬 수 있는 자료나 방법들을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메일을 쓰고, 편지를 주고받고, 영어로 쓰인 관심 있는 분야의 글을 읽고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 보고, 사연이 있는 팝송이 있으면 그 곡에 심취해보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외국인 친구들과 생각과 느낌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기회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소중한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언제나 도전입니다. 이제 영어 학습은 학교나 학원에서 하는 것도 좋지만 세계화, 정보화 시대의 유비쿼터스 상황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능동적인 영어 사용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이를 활용할 필요가 요청됩니다. 이러한 시대의 영어 학습 성공의 비결은 뜻있는 외국인 그리고 내국인들 사이에 영어 학습 동호회를 구성하여 정기적으로 온라인/오프라인 모임을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뉴스레터나 잡지 등을 만들어 공유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동호인 모임을 통해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여 실제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며, 또 그 결과 영어를 배우는 동시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리비어(서강대학교 한국어교육원)
※이 글은 한국영어교육연구회와 대구작가콜로퀴엄이 지난 28일 진행한 월요시민 영어강좌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다음 특강은 9월 4일 오후 7시부터 대구 교보문고 10층 강당에서 제이슨 렌쇼 Korea TESOL 부산지부 회장이 '놀이와 게임으로 배우는 재미있는 영어'를 주제로 강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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