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한국사진의 발전을 위한 제언

배병우의 '소나무'시리즈 작품 중에 한 장이 뉴욕 소더니 경매에서 4천800만 원에 낙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일간지, 특히 그 중에서도 경제관련 신문에서 사진의 투자가치를 언급한 기사를 다루기 시작했다. 기사내용은 조금은 과장되고 특정한 부분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기도 했지만 사진이 투자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 외에도 국제적으로 그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아타 김의 개인전이 뉴욕 국제사진센터에서 지난 6월 8일부터 8월 27일까지 개최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사진사에 기록될 만한 사건이다. 최근에는 대형미술관과 상업화랑에서도 사진작품과 사진가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일부 미술관과 화랑에서는 외국유명 사진가들과 일부 국내사진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사진전을 정기적으로 꾸준히 개최하는 미술관과 화랑들이 10여 개로 늘어났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사진애호가들의 인구도 엄청나게 늘어났고 30대 젊은 작가들의 층도 두터워져 한국사진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이제 사진은 기록의 수단이나 특정한 장르의 예술로만 인식되기 보다는 일상이자 문화 현상이다. 해외 유명사진가들의 전시회와 국내 사진가들의 개인전과 그룹전도 연중 무휴 개최되어 사진애호가들과 대중들의 사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사진이 사회적으로 좀더 성숙되고 세계로 진출하려면 올 9월과 10월에 예정되어 있는 서울 사진페스티벌과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야 한다. 사회적인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행사 명칭에 걸맞게 국제적인 행사가 되게 하려면 행사의 성격을 분명하게 하고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기보다는 한국사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고 대중들의 사진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높이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

사진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 외에도 세계 사진가들의 작품과 국내 사진가들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전시하고 국내외 사진경향을 연구하여 사진전공자들과 사진애호가들에게 학습의 장이 될 수 있는 사진미술관 건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상업화랑이나 개인 투자자들은 상업성을 우선적으로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고, 작품성과 미학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사진미술관이 있어야만 사진문화의 발전과 성숙이 지속 될 수 있다.

한국사진이 좀 더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지적한 것을 실행하는 일만 남았다.

김영태 현대사진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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