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곡댐 건설로 고향땅과 모교가 영원히 수몰된다니 답답할 뿐입니다."
지난 27일 청도 풍각면 성곡리 성곡초등학교 총동창회는 9월부터 물속에 잠기게 되는 초교 운동장에서 마지막 총동창회를 가졌다. 동창회원들로서는 모교방문이 마지막이 되는 뜻깊은 행사였다.
총동창회측은 동창회원들이 틈틈히 찍어온 마을·학교 전경, 주민들의 애잔한 모습이 담긴 사진 전시와 모교의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는 숨은 보물찾기 등으로 수몰되는 아픔을 달랬다. 이번 행사에는 1969년 개교이래 졸업생 300여명 중 160여명이 모교를 찾아 사라지는 고향 땅의 모습을 되새겼다.
박성기 총동창회 사무국장은 "성곡초교는 마을 한복판에 있어서 동네 사랑방이었다."며 "운동장이 작아서 공을 차면 밖으로 나가버리고 개교때부터 학년별로 1학급밖에 없었지만 이곳에서 쌓은 정은 어느 학교보다도 두터운 마음의 고향"이라고 기억했다. 성곡초교에 부임하는 교사들도 자연스레 마을 어른들의 일손을 도왔고 학교는 정보교류의 장이 됐다고 전했다.
총동창회측은 교정의 큰 소나무와 느티나무를 수몰지 밖으로 옮기고, 학교건물도 한칸 정도 옮겨서 학교 자료관으로 만들 예정. "모교는 사라져도 마음 속에 담긴 학교의 모습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동창회원들은 흘러내리는 눈물을 애써 감추지 않았다.
1999년부터 추진된 성곡댐은 풍각면 일대 농업·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되는 약 30만평 규모의 저수지. 이로 인해 성곡리 등 16개 마을이 물에 잠긴다. 성곡리 경우 약 80가구 200여 명의 이주민 중 댐 상류지역 이주단지에 12가구가 이주하고, 14가구가 인근 고향땅에 남을 뿐 대부분 타 지역으로 흩어지게 됐다. 9월 중 마을은 모두 사라지고 댐은 내년 중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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