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 유엔이 즉각 개입하지 않을 경우 향후 수주일 내에 전대미문의 대참사가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유엔 고위간부가 경고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28일 비공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에서 다르푸르에 대해 보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유엔이 전했다.
유엔 긴급구호대책본부장도 겸하고 있는 에겔란트는 다르푸르 지역의 300만 명에 이르는 난민에 대한 구호 서비스망이 붕괴할 경우 수만 명이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그러나 구호 서비스망이 이미 붕괴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5월 수단 정부군과 일부 반군 그룹 사이에 평화협정이 체결됐으나 협정에 참여한 그룹과 불참한 그룹 간의 대립으로 지난 2개월 동안 수백 명이 사망하고 5만여 명의 국가 내 난민이 발생하는 등 치안 상황이 지난 2004년 이래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수개월 동안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는 요원들에 대한 공격이 부쩍 많아졌으며 이로 인해 유엔과 다른 비정부단체의 구호활동이 위축되고 일부 단체들은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남부 다르푸르 지역의 난민 캠프에 수용된 주민 중 최근 5주 동안에 200여 명의 부녀자들이 성폭행을 당했으며 200여 명의 다른 사람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에겔란트는 안보리 또는 유엔 회원국이 다르푸르 갈등 해소를 위해 긴급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수단 정부가 다르푸르에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은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그들에게 설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안보리는 다르푸르에 군병력 1만 7천 명, 경찰인원 3천 명 등 2만 명으로 구성된 유엔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31일 재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영국이 제출한 초안에 대해 그러나 수단 정부는 극력 반대하고 있으며 이날 안보리 회의에 초청됐음에도 불구, 불참했다.
수단 정부는 다르푸르에 1만 500명의 정부군을 추가 파견해 자체적으로 치안 유지에 나서겠다고 유엔에 제안한 바 있다. 반면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인권단체들은 반군과 적대행위를 벌이고 있는 당사자인 중앙정부가 현지에서 치안 유지를 맡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유엔이 이를 거부할 것을 촉구해왔다.
한편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미 국무부 젠다이 프레이저(여)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가 지난 26일 수도 하르툼을 방문했으나 28일 밤까지 알-바시르 대통령을 면담하지 못했다.
유엔군의 다르푸르 배치를 수용토록 하는 내용의 조지 부시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이번 방문에서 알-바시르는 '바쁜 일정'을 이유로 프레이저 차관보를 만나 주지 않았다.
프레이저 차관보는 이에 따라 수단 체류 일정을 29일로 연장했으나 대통령 면담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앞서 유엔 주재 미 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유엔 병력의 다르푸르 배치 논의에 대한 진전을 막고 있다고 비난한 것으로 AFP 통신은 전했다. 수단은 중국이 해외에서 도입하는 원유의 7%를 제공하고 있다.
다르푸르에 주둔하고 있는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 7천 명은 재정난 등으로 면적이 프랑스만한 다르푸르에서의 치안 유지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03년 다르푸르에서 무장 반군이 봉기한 이래 반군-정부군·친 정부계 민병대 간의 전투 와중에 일반 주민 20만~30만 명이 기아·질병 등으로 사망했으며 300만 명의 주민이 집을 잃고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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