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를 뒤집어엎은 '바다이야기'. 그러나 사행성 오락기의 역사는 우리나라 경제발전 역사와 함께 했다. 차세대 사행성 오락기는 과연 무엇일지 궁금케 하는 대목.
1980년대 초, 우리나라 도박 역사에 새로운 획이 그어졌다. 파친코란 이름의 성인 오락기가 국내 호텔을 중심으로 도입된 것. 당시에도 바다이야기의 정·관계 로비의혹처럼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아울러 한 인사가 파친코의 대부로 조명됐다.
당시 대구에서 파친코 영업을 했다는 A씨는 "이 바닥에서 나를 모르면 간첩이야. 나를 통해 모든 기계를 구입했었어. "라고 말했다. A씨는 기계를 조립했고, 고쳐주는 기술자들의 월수입이 당시 돈으로 1억 원이 넘었다고 했다. 소위 '대박'이 터진 것.
호텔 파친코 영업으로 성인 게임기 도박업이 승승장구(?)하자 파친코의 변종 기계들도 득세했다. 매일신문 1987년 3월 25일자에는 '다방 고스톱, 전자 오락기 무더기 적발', '성인 오락실에 불법 카지노 설치 업주 3명 구속' 등 불법게임기와 관련된 기사들이 실려 당시의 도박상을 전하고 있다.
그 당시에도 지금의 바다이야기 승률조작처럼 게임기 불법 변조가 성행했다. 당시 관련업계에 몸 담았던 B씨는 "1986년 아시안 게임때부터 1988년 서울올림픽 때까지 사행성 오락기의 전성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1990년에는 파친코와 성격이 비슷한 성인 오락기기 '팡파레(터지면 팡파레가 울림)'가 판을 쳤다. 그때 보건사회부의 승인을 거쳐 합법적으로 생겨났지만 이내 '키판'을 고치는 등 불법 변조가 시도됐다.
이에 팡파레 단속의 칼을 빼든 경찰은 키판을 조작 못하도록 봉함지 부착 등 강력단속을 벌여 당시 대구시내에서만 143곳의 성인 오락실 가운데 60여 곳을 폐업 또는 휴업하도록 만들었다.
정부가 단속의 끈을 늦추지 않자, 불법 성인오락실은 더욱 음성화돼 갔다. B씨는 "가전제품 중고상으로 위장, 냉장고 속에 게임기를 설치해 영업하는 업소도 있었다."고 전했다.
1995년 9월 29일 매일신문에 실린 기사를 보면 고물 슬롯머신을 지하건물에 설치, 불법으로 승률을 조작한 업주가 긴급체포됐다는 소식이 실려 있는 등 당시의 오락실 불법영업 실태를 알수 있다.
1999년도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슬롯머신 복제판인 트로피 역시 기계 조작등 사회 문제로 불거지면서 정부의 트로피 합법승인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는 등 세간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트로피' 심의위 구성에 대한 로비흔적으로부터 신종도박 '트로피'심의 서류 증발에 관련된 기사에 이르기까지 온통 트로피기사로 각 신문들의 지면이 채워졌다. 이번 바다이야기 사태는 그로부터 7년 뒤 터졌다. 앞으로 사행성 오락은 어떤 형태를 뛸지 궁금해진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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