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성과급과 교원평가제, 한미 FTA 저지 등을 투쟁 목표로 10월 말 年暇(연가)투쟁을 벌이기로 한 전교조의 결의는 시기와 名分(명분)에서 설득력이 충분치 않다. 10월 말은 입시 준비로 수험생 가정은 물론 나라 전체가 긴장하는 시기다. 학부모와 학생이 勞心焦思(노심초사)하는 순간에 교육 환경의 변화라는 자신들의 문제로 휴가를 내고 수업을 하지 않겠다면 박수와 성원을 받을 일인지 의심스럽다.
전교조 대의원회가 결의한 연가는 물론 하루이틀에 불과하다. 수업을 못한다고 해도 고작 몇 시간이다. 전교조 입장에서 따져 볼 때 '교육노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교원평가제'와 '교육 시장의 全面開放(전면 개방)을 요구하는 한미 FTA' 등 중요한 사안에 비해 사소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의원 대회에서도 지적됐지만 교사들의 집단 행동은 학생을 우선으로 할 때 빛이 나고 명분이 선다.
교원평가제와 한미 FTA는 사회적으로 贊反(찬반) 양론이 팽팽한 문제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히는 교사로서 의견을 밝히고 最善策(최선책)을 요구하는 일은 당연하다. 학생'학부모에게도 무관한 일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일수록 푸는 방법은 유연해야 한다. 전교조의 뜻을 강조하기 위한 강경한 투쟁은 학부모와 학생을 포함해 교육계는 물론 사회의 거부감을 불러올 수도 있다.
교사의 근본은 내일의 희망을 길러내는 교육에 있다. 후진 양성은 스승의 의무이자 권리다. 교사의 授業權(수업권)이 존중되는 만큼 교사 역시 단 한 시간이라도 학생 가르치기를 포기해선 안 된다. 스스로를 포함한 교육 환경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의 눈빛을 외면할 수는 없다. 연가투쟁은 전교조와 사회의 거리를 멀어지게 할 뿐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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