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리스, 미국 꺾고 세계농구선수권 결승 진출

올림픽 챔프 아르헨 꺾은 스페인과 3일 결승

유럽 챔피언 그리스가 2006년 세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미국 '드림팀'을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스는 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들로 구성된 미국을 101-95로 따돌렸다.

그리스는 이로써 지난 해 유럽선수권대회를 제패한 데 이어 올해 세계선수권까지 석권할 수 있게 됐다. 이어진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스페인과 3일 결승전을 치른다.

'젊은 피'로 물갈이해 부활을 선언한 미국은 이제 초라하게도 동메달이 최선이다.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6위, 2004년 아테네올림픽 3위 등 2000년대 '드림팀'의 치욕을 씻을 기회를 또 놓친 셈이다.

쥐었다 놓았다 하는 그리스의 수비망에 싸여 NBA 슈퍼스타들은 갖고 있는 운동 능력의 절반도 펼쳐보지도 못했다. 3점슛 28개 가운데 19개가 빗나갔고 자유투도 34개를 얻어 14개나 불발시켰다.

그리스 포인트가드 테오도로스 파파로카스는 "지금까지 미국은 수비가 진짜 좋은 팀과는 붙어보지 못한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은 최고는 아니지만 아주 영리하게 수비를 한다. 언제 뛰어야 하고 언제 협력수비를 해야 하는지를 잘 안다"고 말했다.

1쿼터를 20-14로 마친 미국은 2쿼터 들어 공세를 강화해 한때 점수 차를 12점까지 벌렸다.

그리스는 2쿼터 중반부터 반격에 들어갔다. 2쿼터 미국이 21점을 넣는 동안 무려 31점을 쏟아부어 전반을 45-41로 마쳤다.

그리스의 '베이비 샤크' 소포클리스 쇼티아니티스는 승부처가 됐던 2쿼터 막판에 8점을 쏟아부어 반격을 주도했다.

미국은 추격의 고삐를 당길 때마다 3점포를 얻어맞는 등 이렇다할 반격을 못해보고 후반 들어 한번도 동점을 못 이룬 채 무너졌다. 한때 14점까지 끌려가기도 했다.

현역 NBA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그리스는 경기가 끝난 뒤 흥에 겨워 하프라인 부근에서 함께 춤사위를 풀어놓았다. 파나기오티스 야나키스 그리스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그리스 총리로부터 축하전화를 받기도 했다.

카멜로 앤서니(27점.덴버 너기츠), 드웨인 웨이드(19점.마이애미 히트), 르브론 제임스(17점.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등 슈퍼스타 공동 주장들은 고개를 떨군 채 코트를 빠져나갔다.

앤서니는 "진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충격"이라고 털어 놓았고 제리 콜란젤로 미국 선수단장은 "우리 애들이 참 비참하게 됐다. 금메달 외에는 모든 게 실망스러울 뿐이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경기 종료 10여초 전에 터진 '결승 자유투'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챔피언 아르헨티나에 75-74로 이겼다.

경기 종료 22초 전 스코어는 74-74로 동점. 스페인은 조세-마누엘 칼데론이 19초를 남기고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 가운데 하나를 성공시켰다. 아르헨티나는 종료 4초를 남기고 끝내기 3점슛을 던졌으나 림을 외면해 땅을 쳤다.

◇준결승 전적(1일)

그리스 101(14-20 31-21 32-24 24-30)95 미국

스페인 75(15-21 25-17 20-18 15-18)74 아르헨티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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