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권 대중화시대…초보 투자자 어떻게?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올랐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금리는 여전히 투자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섣불리 주식시장에 뛰어들기도 부담스럽다. 올해 초 주식시장 급락을 생각해 보면 안전한 투자처가 무엇보다 그리워진다.

이럴 때 은행 정기예금보다 1~2% 이상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채권(주로 회사채)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다. 실제로 몇 년 전만해도 채권투자는 부자들의 전유물로 생각됐다. 채권시장이 활성화 되지 못해 채권형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 상품이 주류를 이루었던 탓이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는 몇몇 증권사들이 회사채를 쪼개 다양하게 판매함으로써 일반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채권의 대중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증권사에 계좌만 개설하면 주식처럼 전화와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거래 서비스도 제공(채권투자 흐름도 참조)한다. 초보 채권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을 살펴본다.

◆여유자금으로 안전하게

회사채의 금리가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채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행회사의 재무건전성이다. 일단 회사채는 증권사에서 신용평가를 통해 원리금이 정상적으로 상환될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하기 때문에 1차적 검증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또 투자자들에게 채권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평정 요약서를 제공한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절대적 기준일 수는 없다. 발행회사의 영업현황, 재무유동성 등을 복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전문가들과의 상담을 통해 위험요소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초보자가 투기등급 채권에 손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초보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채권에 투자해야 한다. 은행예금은 중도에 해약해도 원금이 보장되지만 채권은 금리변동에 따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액 투자자나 전문 투자자를 흉내내 매매(딜링)를 통한 차익을 노리는 것도 금물이다. 초보 투자자는 '투자기간=채권만기'라는 공식을 갖고 투자시점에 수익률을 확정시키는 것이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알아야 할 채권 금리와 세금

매수수익률, 유통수익률, 세후수익률···. 채권시장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수익률의 개념과 세금부과 기준을 아는 것은 채권투자의 첫걸음이다. 매수수익률은 채권을 현재 가격으로 매입해 만기일까지 보유할 때 기대되는 수익률이다. 세금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반면 세후수익률은 채권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고 실제로 받는 금액에 대한 연평균 수익률 개념.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세후수익률'이다.

은행예금은 이자 전체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데 비해 채권은 발행할 때 제시한 금리, 즉 표면금리에 대해 과세한다. 세후수익률에 차이를 발생시키는 주요인을 바로 채권 표면금리다. 일반적으로 매수 수익률이 같은 채권일 경우에는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세금이 작기 때문이다. 다만 비과세 및 세금우대 혜택이 주어지는 장기주택마련저축통장이나 세금우대통장에서 채권을 투자한다면 높은 표면금리가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

채권투자 전에 이자지급 방식도 챙겨봐야 한다. 이표채(Coupon Bond:채권에 이자액·지급일·번호 등이 기입된 이표가 붙어있는 채권)는 3개월, 6개월, 1년 등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고, 복리채는 이자에 이자가 붙으며, 할인채는 만기에 받을 이자를 미리 뗀 가격에 구입하는 채권이다. 따라서 채권에 투자한 뒤 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해 일정기간마다 현금이 필요하다면 이표채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 예금금리와 채권의 세후수익률을 직접 비교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증권사에서는 세후 실제 수령액을 환산해 은행예금과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은행예금환산금리를 제시한다."면서 "은행예금환산금리가 높은 우량채권에 여유자금으로 만기까지 투자하는 것이 초보자들의 채권투자 요령"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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