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이라크 정부의 대대적인 보안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파 갈등에 따른 이라크 폭력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2일에도 바그다드 북동부 지역에서 폭탄 테러가 잇따라 3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날 바그다드 북동부 와지리야 주택가에서 차량 폭탄과 도로변에 설치된 폭탄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바그다드 동부 지역에서 연쇄 폭탄 테러로 64명이 숨지고 28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보안 경계도 대폭 강화되고 있다. 이라크 국방부는 1일 시아파 무장세력들의 근거지를 포함해 바그다드 동부 지역에 대한 보안 경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군 주도의 연합군은 이날 오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유시피아 지역을 공습, 저항세력으로 추정되는 3명을 죽였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가 1일 의회에 제출한 분기 이라크 상황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저항세력의 활동과 수니파와 시아파 간 종파 분쟁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새 정부가 들어선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이라크에서 공격이 15% 증가했으며 이라크인 사상자 수도 51%나 늘었다며 내전으로 비화할 여건들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기간에 저항세력의 주간 평균 공격횟수가 지난 2004년 상반기의 두 배에 달하는 근 800회에 이를 정도로 늘어나면서 매일 발생하는 민간인과 이라크 보안군 사망자도 12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 종파 갈등이 내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2일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 있는 미군 사령관과 외교관들은 이라크가 내전으로 치닫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그들은 소수의 이라크인만이 종파 분쟁에 개입돼 있으며 절대 다수는 통합된 국가에서 평화로운 일상 생활을 원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테러리스트들은 민주적인 이라크가 그들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에 종파 간 싸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 승리보다는 패배에 따른 악영향을 강조하는 쪽으로 이라크전 지지여론 유도전략을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전력변화가 베트남전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이 들고 나왔던 '도미노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그러나 공화당 진영에서조차 구체적인 계획 없이 공포심만을 조장하는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라크 전역에서 종파분쟁 등으로 인한 유혈폭력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치안이 안정돼 있는 쿠르드지역으로 피신하는 시아파와 수니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사담 후세인 정권 몰락 이후 상당한 자치권을 누리면서 종파분쟁에서 벗어나 안정을 누리고 있으며 종교적으로도 보수적이지 않은 쿠르드지역이 도피처로 각광받고 있다면서 벌써 수만 명의 아랍계 주민들이 쿠르드지역으로 들어온 상태라고 전했다.
신문은 쿠르드지역으로 피신한 아랍계 대부분은 후세인 시절 집권세력이었던 수니파로 의사와 교수와 같은 전문인력은 물론 바트당과 정보기관 종사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면서 이로 인해 쿠르드족이 이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아랍계 주민 격리수용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바그다드·워싱턴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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