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사원서 평균 5.25회 "끈기로 뚫었다"

지역대 수석 졸업자들

"일단 일자리가 많이 없더군요. 제자들 취업에 관심없는 교수님들 때문에 속도 많이 상했고요. 학교 원망도 많이 했지만 자신감과 끈기로 밀어 부쳤어요."

대학 졸업 후 6개월 동안 11곳에 입사원서를 냈다 취업에 성공한 한 수석 졸업자는 현재 직장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의류회사에 취직한 후 "직장에서 지방대라고 차별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입사원서 평균 5.25회

취업자(68명)를 대상으로 '기업체 응시 횟수'를 물었을 때 '50군데 이상'이라고 답한 수석 졸업자(현재는 기술직 공무원)도 있었다. '10번 이상'도 11명이나 됐을 정도로 취업에 큰 공을 들였다. 전체적으로는 평균 5.25회 꼴이었다.

지난 2004년 사회계열 한 수석 졸업자는 "원서를 너무 많이 넣다보니 헷갈려서 두 업체에 자기소개서를 바꿔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올해 졸업 후 단번에 취업에 성공했다는 한 졸업자는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자신있는 부분을 면접관들이 질문하도록 유도했다."며 "어필 포인트를 찾았던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전공을 살렸을까?

취업자중 전공을 제대로 살려 취업한 경우는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교사가 된 15명 중 사범대 출신은 6명이었고 인문사회대 예술대 자연대 공대 출신 졸업자가 각 2명, 상대 출신도 1명 있었다.

올해 교사 발령을 받은 예술대 출신의 한 수석졸업자는 "학과 공부에 열심히 매달린 것이 임용시험 합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공무원(9명) 중 행정학과 출신은 단 1명이고 나머지는 사회대 법대 공대가 각 2명, 상대 자연대 졸업자는 각 1명으로 전공과 상관없이 취업했다.

법대 출신 중 사법고시에 합격한 최우수 졸업생은 단 1명이었고 9급 공무원·금융기관에 취직한 경우도 있었다. 이밖에도 공대 출신이 학원강사로 취업하는 사례도 있었다. 공대 출신으로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는 한 수석 졸업자는 "대학은 성적증명서와 졸업장을 따기 위한 곳일 뿐"이라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냈다.

■직장에 만족할까

취업자들은 대부분 직장 생활에 '만족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매우 만족'이 13명, '만족'이 33명이었으며 '보통' 17명, '불만족'은 3명이었다.

만족도는 교사(13명) 공무원(7명) 순으로 높았으며 전공을 살려 취업할수록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상시 구조조정 체제에 있는 일반 기업체에서 정년 보장을 하지 않는 탓에 '안정된 직장'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한 수석졸업자는 "공직사회의 폐쇄된 분위기에다 능력을 펼칠 기회가 적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직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취업을 하고도 '이직하겠다'고 응답한 수는 22명(32.3%)이었으며 '안한다'가 31명(45%), 무응답이 15명(22%)이었다.

기획탐사팀=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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