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대 졸업자 취업도전기)전문가가 말하는 취업난 뚫기

지방대생, 여성이라고 취업 문턱이 그토록 높은 것일까. 취업전문기업 전문가 3명에게서 성공 전략을 들어봤다.

◆지방대, 태생적 핸디캡은 없다(최승은 인크루트 홍보팀장)

지역 대학 취업예비자들의 특징은 '이력서 스킬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 태어나, 어떻게 자랐고, 지금은 이렇다'식의 무난한 글쓰기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왜 당신 기업이 날 선택해야 하는가?'를 가장 먼저 또렷하게 강조해야 한다. 또 자신이 선택한 분야가 제조업 분야인지 홍보·마케팅 분야인지에 따라 글쓰기가 달라야 한다. 문제는 정작 쓸 내용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 취업페스티벌에서 대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주특기를 개발하라."

요즘 취업준비자들의 학점, 외국어 점수, 자격증은 엇비슷하다. 변별력이 없다. 따라서 채용의 필요조건이 되지 못한다. 주특기를 갖기 위해선 '별난 인재'임을 강조해야 한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확대재생산해야 한다. 이것이 충분조건이다. 기업은 천편일률적인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

학점과 어학 점수는 기준만 충족시키면 된다. 오히려 회화 중심으로 준비하면서 프레젠테이션 기법을 익히는 것이 좋다. 각 학교의 취업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 대기업은 "면접에서 가려내겠다."고 야심차게 얘기한다. 이를 위해서 자신이 원하는 몇 군데 직종 및 기업을 선택하고 '맞춤형 취업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제 지역 대학이라는 태생적 핸디캡은 사라졌다. 당당하게 본인이 준비한 것을 다 보여줘라. 지방대/서울대, 여성/남성, 표준어/사투리 등등의 이분법적 패배의식을 버린다면 취업난을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다.

◆면접이 관건(정유민 잡코리아 상무이사)

높은 졸업학점으로 성실성,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은 더 이상 강점이 아니다. 면접관들은 "4.0이 3.5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와는 달리 평생직장은 의미가 없어졌다. 이직(移職)이 다반사다. 기업은 '빨리 적응해서 빨리 일 잘하는 인재와 재원'을 얻고자 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변했다. 얼마 전 '졸업학점과 업무능력은 별개'라는 대기업 조사결과도 있지 않았는가.

면접에서 실패했다면 기업 요구와 자신의 어필포인트가 맞지 않았음을 뜻한다. 자신이 조직문화라는 파도 위에서 서핑을 할 정도로 균형감각과 리듬감이 있다고 어필해보자.

지역 대학생들은 사투리를 걱정한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걱정이다. 발표 직종이나 안내서비스직이 아니라면 의사소통에 문제없다. 오히려 사투리 친화력을 한껏 활용해도 좋다.

최근 기업에서는 ▷인턴 사원 ▷기업체 현장 경험 ▷각종 공모전 입상 경력을 눈여겨본다. 준비된 인재를 원한다는 뜻이 아닐까. 기회가 닿는대로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 기업문화를 한 번이라도 맛보자. 이것을 면접에서 강조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수십 군데, 수백 군데 '넣고 보자'는 식으로 덤비면 곤란하다. 백전백패다. 면접자들이 20분 동안 자신의 얘기를 하는 동안 면접관들은 인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면접 때 지역 대학 출신이라고 위축되지 말라.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지역대 여학생, 일어서라(이정주 리크루트 대표)

스스로 핑계거리를 만들지 마라. 최근 지역 대학의 여학생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모두 인문사회·사범 계열로 쏠린다. 정작 이공계통에 재원이 없다.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근 대기업들이 성별, 연령, 나이 제한 철폐를 선언하고 있다. 그야말로 '열린 채용' 아닌가. 지방대 출신이라는 자괴감, 그 열등의식에서 깨어나라. "○○기업으로 가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어떤 물음에도 답에 막힘이 없다.

대구·경북 사회는 보수적이다. "딸아! 서울가서 100만 원 받고 어떻게 지낼래?"하는 부모의 염려 속에서 여대생들은 갈등한다. 하지만 '대구의 150만 원 vs 서울 100만 원'은 훗날 큰 차이를 보인다. 서울에서 3, 4년 경력을 쌓으면 잠재능력이 개발되고 가속도도 붙어 기회의 장이 크게 열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그리고 움직여라. 얼마 전 인터넷으로 입사원서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갖고 온 친구가 있었다. "저 정도 노력 같으면 회사에서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에 적극 채용을 검토했다.

여대생들은 학점 올리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학점보다는 교과목 선택에 신중해라. 기업 채용자들은 직무에 필요한 교과목을 얼마나 들었는지 먼저 본다. 중요한 것은 성적이 아니다. 목표 설정을 일찍 할수록 자신의 상품가치가 올라간다.

학교도 변해야 한다. 지역 대학 교수들이 지레 "우리 애들이 좀 부족해서…."라고 얘기해선 안된다.

기획탐사팀=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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