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인의 취업 도전기)여대생 박지혜 씨의 취업 정석

"박지혜 씨, 우리는 치밀하고 꼼꼼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얼굴이 동글동글한데 성격도 우유부단한 것 아닙니까?"

포스코건설 최종면접 시간. 압박이 시작됐다. 외모 문제를 거론하자 박지혜(23·영남대 경영학과 4년) 씨는 신경이 곤두섰다. 하지만 웃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메모가 습관입니다. 재무회계 분야와 안성맞춤인 성격이죠."

합격. 박 씨는 포스코건설 최연소 대졸 입사자 기록에다 3명의 여성 중 유일한 사무직(2명은 기술직)으로 오는 12월 정식사원이 된다. 그는 그때 왜 떨지 않고 웃을 수 있었을까.

"올 초 교내 면접스터디에 들어가서 열심히 훈련(?)했죠. 모의면접, 프리젠테이션, 토론, 인성면접 등 다양한 면접방법을 두루 시도해 봤고 큰 도움이 됐어요."

박 씨는 2학년 여름 첫 토익시험을 쳤다. 605점. 점수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850점을 받기까지 1년 넘게 걸렸다. 교내 토익 스터디에 들어갔다.

"방학 때는 매일 스터디 멤버를 만나 모의토익을 치고 같이 진도를 나갔어요. 틀린 것을 함께 분석하니까 약점이 보이더라고요. 어느날 915점이 나왔어요."

외국어 점수를 딴 후에는 교내 취업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취업역량강화스쿨' '취업캠프' 속에서 이력서·자기소개서 쓰기를 배웠고 '취업전략(2학점)' 과목도 이수했다. 외국인과 말하고 싶어 두 달 동안 필리핀으로 훌쩍 떠나기도 했다.

평균 학점 4.03. 박 씨는 전산회계 워드프로세서 1급 등 자격증도 4개나 가지고 있다.

실패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한국도로공사 한전기공 등 공기업 몇 군데에 서류를 냈지만 모두 떨어졌다.

박 씨는 "경력에서 다른 친구들에 비해 많이 부족했지만 '언젠가는 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며 "교내 취업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면 여성·지방대라는 위축감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취업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역 대학의 한계는 벽이 아니었다. 또박또박 얘기하는 박 씨의 목소리 속에 '취업의 정석'이 녹아있었다.

기획탐사팀=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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