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앙로 실개천 말랐다"…市 의지 없어

중앙로 업그레이드 '지지부진'…사업비 확보 '암초'

대구의 대표 거리인 중앙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만들고 실개천 등을 조성해 친환경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대구시의 '중앙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가 시의 의지부족과 예산 문제로 늦잡쳐지고 있다.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업을 위한 국비지원을 한푼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데다 지난 7월의 전국 설계공모에서도 응모가 단 1건에 그쳐 재공모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

때문에 시가 당초 중앙정부 및 관련 전문가들과의 사전조율 없이 추진한 끝에 결국 예산문제로 사업 자체가 표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거창한 사업 발표와는 달리 구체화 단계에서는 중앙정부 설득노력 미흡에다 추진력 및 의지부족을 드러내 시 정책에 대한 신뢰감 마저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부가 대중교통 육성 및 지원을 천명하고도 전국 처음 추진되는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사업에 대해서는 신규사업이란 이유 등을 들어 예산지원에 인색, 사업추진이 늦잡쳐지도록 하는 이중성을 드러내 정부정책 일관성 부재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대구시는 올초 도심교통 혼잡 완화와 보행환경 및 도시경관 개선을 위해 대구역에서 반월당 사이 중앙로를 버스·택시만 다니는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하고, 인도엔 실개천 등을 만들어 대구의 대표거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시는 7월까지 '경관계획 설계용역'을 공모, 내년부터 공사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또 내년 한해 동안 70억 원을 투입, 중앙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조성 공사를 시작, 2008년까지 이면도로 정비 등을 포함한 모든 사업을 끝낸다는 방침이었다.

시는 이 사업을 위해 국비 50억 원과 시비 106억 원 등 15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국비를 단 한푼도 확보하지 못할 처지에 놓이는 등 사업비 확보가 암초에 부딪쳐 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50억 원 국비요청에 건설교통부는 10억 원만 배정했고 기획예산처는 이마저 반대, 국비지원을 전혀 받지 못할 입장이다.

건교부가 지난해 1월 '대중교통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도 예산지원엔 인색하기 짝이 없는 셈. 건교부는 대구에 국비지원을 해 줄 경우 타 시·도의 지원 요청을 거절하기 힘들다는 이유를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중앙로 일대의 대중교통 전용지구(자가용 통행 금지, 대중교통만 통행 허용) 지정도 난항이다. 인근 공영주차장 확보와 인근 건물 부설 주차장 처리 문제 등으로 상인들의 반대가 여전하고 재원이 확보안된 상태에서 지구지정만 하고, 사업추진이 미뤄질 경우 후폭풍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

이와 관련, 홍경구 대구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주변 건축물의 용도 규제와 주차 체계, 주변건물 경관, 보행경로 연결, 역사성, 대중교통 체계 등 대구도심 경관 설계에 관한 마스터플랜을 우선 구축한 뒤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조성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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