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지방의회가 초장부터 엇나가는 곳이 적잖다. 어렵게 출범한 지방자치가 15년이 지났으면 어느 정도 틀이 잡혔을 법도 하건만 들려오는 소리는 수준 이하다. 어느 의회는 의원들 간에 패가 갈려 싸움질하느라, 어디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쥐여지내느라 의사일정조차 손바닥 뒤집듯 우습게 안다고 한다. 또 곳곳에서 결의에 찬 議政(의정)활동보다는 밥그릇 챙기는 소리부터 요란스럽다. 과거에도 없었던 현상은 아니지만 지방의원 有給制(유급제)를 도입한 터이기에 한층 실망스러운 것이다.
지난 1일까지 임시회를 개원했던 김천시의회는 의원 17명 중 10명이 등원하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로 겉돌다 폐회했다고 한다. 4일간 회기 내내 議決(의결) 정족수(9명)를 채우지 못해 김천시가 제출한 안건을 하나도 처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표면적인 등원 거부 사유는 집행부가 주민사업비 배정에서 의원들을 무시했고 의장단은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나 그 裏面(이면)에는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빚어진 감정싸움 때문이라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거센 비난 때문에 오늘부터 다시 일정을 잡아 임시회를 연다니 다행스럽기는 하나 볼썽사나운 힘겨루기로 여러 가지를 낭비한 것이다.
얼마 전 영주시의원 14명 중 한나라당 소속 13명은 잡아놓은 義事(의사) 일정을 팽개치고 당 연수회에 몰려가고, 또 폭우 피해가 심한 와중에 당 대표 선출대회에 참석한다고 개원식을 미뤄 비난을 샀다. 연 5억 원을 쓰면서 주민보다 당이나 국회의원을 더 신경 쓴 셈이다. 대구시의회가 개원하자마자 개인사무실을 요구하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좁아 터진 건물에 대고 29명 앞앞이 방을 만들어내라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를 뻗으라 하지 않던가. 지방의원들은 다른 궁리보다 밥값 할 생각으로 꽉 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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