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출발부터 '삐걱'

4일 발표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22인의 명단을 둘러싼 논란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3회 연속 선발된 김동주(두산)가 곧바로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데 이어 추신수(클리블랜드)가 최종 탈락한 것을 두고 이틀 연속 야구팬의 찬반 양론이 크게 엇갈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와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 댓글란에는 김동주의 불참 피력 소식이 전해진 뒤 그를 옹호하는 의견이 적지않게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해 어깨를 다쳤고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마저 구단간 이해 관계가 엇갈려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보상책이 없는 현 실정에서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않겠다는 김동주의 처지를 이해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전날 대표팀 명단을 일일이 호명한 김재박 대표팀 감독은 "대표 선발과 관련 김동주와 사전 연락은 없었다"면서 "야구로 계속 커 왔던 선수이기에 국가의 부름이 있다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의 대표팀 합류를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여론의 향방은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게 사실.

또 이와 맞물려 이병규(LG) 박재홍(SK) 등 국제 대회가 있을 때마다 대표팀에 단골로 뽑혔던 두 선수를 이제는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는 견해도 많았다. 팬들은 드림팀에 5회 이상 출전한 이들은 나라를 위해 '할 만큼 했다'는 생각하는 듯 했다.

더군다나 이들 세 선수의 대표 발탁은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경우와는 접근법이 전혀 달랐기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감독은 "이승엽의 경우 본인의 의사를 직접 확인한 뒤 대표팀 선발을 제외했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활약이 이승엽에 뒤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 김동주 등은 '국내에서 야구한다'는 이유 만으로 개인의 의사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뽑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추신수의 대표 불발 또한 가공할 폭발력을 지닌 또 다른 뇌관이다.

김 감독과 대표선발 위원회는 "추신수의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이병규 박재홍 등 국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추신수의 기량이 월등히 낫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며 제외 배경을 설명했지만 팬들은 이를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력 검증'이라는 절대 원칙이 극히 주관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고 메이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국 선수를 뽑지 않는 것은 실수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특히 최근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 취득 사실이 알려진 백차승(시애틀)의 경우에 빗대 '추신수를 제2의 국적 포기자로 만들 수는 없다'며 안타까워하는 견해도 있었다.

출범부터 삐꺽거리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한국팀이 아시안게임 3연패를 이룰 수 있을지 근심하는 목소리가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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