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꿔보는 지리산 종주. 여름-가을에 이르는 기간이면 전국에서 등산인들이 지리산으로 모여든다. 무박, 1박2일, 2박3일 등 각자 자신의 체력에 맞춰 종주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고 보면 지리산 종주는 종주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듯하다. 흔히 지리산 종주는 아마추어 등산인들에게는 '산꾼'의 경지에 올라서는 관문 같은 코스라고 이야기한다.
지리산 종주는 노고단에서 천왕봉(1,915m)까지 25.5㎞의 장대한 산줄기를 따라가는 길이다. 여기다 능선까지 오르는 성삼재~노고단 2.5㎞와 하산길인 천왕봉~백무동 6.1㎞ 혹은 천왕봉~중산리 5.4㎞, 천왕봉~대원사 11.7㎞까지 보태면 최대 40㎞에 이른다. 그만큼 인내심과 자신의 체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지리산 종주는 일정상 2박3일이 많다. 때문에 여름방학이나 휴가철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하지만 지리산 종주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요즘이다. 산행이 한여름보다 훨씬 낫다. 대구에서 1박2일로 떠나는 지리산 종주를 시도해보자. 초보자도 가능하다. 식수를 얻을 수 있는 샘이 2~3시간 마다 나타나 짐을 덜어주는데다 군데군데 산장(대피소)이 있어 체력에 맞춰 쉽게 일정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 종주는 화엄사에서 노고단 능선을 올라 천왕봉을 거쳐 대원사로 하산하는 코스. 하지만 요즘은 주로 성삼재에서 많이 시작하고 중산리나 백무동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대개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주능선은 산행하는 것을 지리산 종주라고 보면 무리가 없다. 보통 2월15일~5월말, 11월15일~12월15일까지는 종주코스도 통제된다.
주능선 종주만 해도 식사와 휴식시간을 포함하면 15~18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산에 필요한 3~4시간까지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세심한 종주계획은 필수적이다.
지리산은 1967년 우리나라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 등 3개도 5개시군에 걸쳐있다. 25.5㎞의 주능선엔 노고단, 반야봉, 칠선봉, 천왕봉 등 1천5백m 이상의 봉우리만도 16개나 이어진다. 지리산 종주는 이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면서 가게 된다. 능선은 봉우리 부근만 빼면 대체로 완만한 편. 하지만 1시간 정도를 계속 오르는 봉우리도 2-3개 정도 된다. 돌길이 많은 것도 특징.
다행인 것은 능선임에도 식수가 풍부해 필요이상으로 물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대피소마다 물이 있고 중간중간 임걸령, 총각샘, 선비샘 등에 물이 있어 지도를 보며 식수를 보충하면 된다.
◆구간별 등산로 상태
▶노고단-화개재=노고단대피소에서 노고단까지 오르는 360m 구간이 오르막이다. 이후는 완만한 능선길. 숲 속으로 난 돌길이라 많이 미끄럽다. 임걸령샘터를 지나면 15분 정도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삼도봉이 조망 포인트.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내려가는 길은 나무계단. 15분 정도 이어져 하산길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
▶화개재-토끼봉=주능선 종주 전반부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이어진다. 50여분 고도를 높여가며 계속 올라가야해 힘들다.
▶연하천-벽소령=비교적 완만하지만 벽소령 전 30분 정도 작은 바윗길이라 힘들다. 너덜지대로 돌을 밟고 지나야해 조심해야 할 곳.
▶벽소령-세석=첫 1시간 정도는 완만해 워밍업을 하는 구간이다. 나머지 지루한 2시간이 힘들다. 덕평봉, 칠선봉 등 만만찮은 봉우리가 있어 힘든 구간.
▶세석-장터목=이때까지의 고생을 잊게 해주는 구간이다. 종주코스 중에서 경치가 가장 뛰어나기 때문. 세석평전과 연하봉 주위가 압권.
▶장터목-천왕봉=제석봉 주변 고사목 지대가 이색적이다. 통천문을 지나면 천왕봉아래까지 사다리가 있는 급경사다.
▶장터목-백무동=하동바위 근처는 경사가 심한데다 너덜지대라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다. 날씨가 좋지않거나 많이 피곤하면 다른 곳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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