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이 찾고싶은 공간 만들지요"

…박명기 신임 대구문화예술회관장

"대구 출신으로 대구문화예술을 대표하는 기관을 맡아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게 돼 감개가 무량합니다." 지난 1일 취임한 박명기(53)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기쁜 만큼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관장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시설이 열악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담장허물기와 음악 분수가 있는 잔디 광장 등을 조성, 시민들이 방문하고 싶은 공간으로 꾸미는 한편 최소 100년 미래를 내다보는 복합문화타운 건립 청사진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 관장이 밝힌 복합문화타운은 최고의 공연장 및 전시실 뿐 아니라 영화관, 쇼핑 센터, 음식점 등 편의 시설도 갖춰 시민들의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장소로 민자 유치로 주상 복합 형태로 건립하면 예산 부담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

박 관장은 시립예술단 공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관련,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전개하고 색다른 개념의 재미 있는 공연을 만들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행정 실명제 도입으로 직원들의 분위기 쇄신과 마인드 변화를 유도하겠다."며 "실력 없는 시립예술단 단원들을 퇴출시킬 수 있도록 규정도 손질,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자로 부임한 뒤 연주회때마다 매진을 기록하는 정명훈 씨 사례가 말해주 듯 스타 예술가의 관객 유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스타 영입과 발전 기금 조성을 위해 대구시의 지원과 관련 법규 개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화 추진 과정에서 예상되는 반발에 대해서는 "지역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지연 등에 구애 받지 않고 냉정하게 대처해 나갈 자신이 있다"며 "서울에서 활동한 경험을 잘 살려 문화계 최신 흐름을 지역 예술계에 수혈하고 소신 있게 일을 처리하라는 의미로 대구시에서 자신을 임명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지역 출신 소외 주장과 기관장 경험이 없어 대구문화예술회관 운영을 잘 할 수 있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세계화 시대 지역 인사, 외부 인사로 구분하는 것은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로 의미가 없으며 오페라단 제작 감독 등 다양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 관장은 "문화예술회관은 종합 예술을 지향하는 곳이기 때문에 모든 분야가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한 운영을 하겠다"며 "음대 출신 관장 취임이 공연 이외 분야 홀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염려는 기우"라고 일축했다.

공석인 시립국악단 지휘자 임명과 관련해서는 "국악관현악 지휘 공부 경험은 물론 스타 기질과 대중들의 기호에 맞는 음악을 들려 줄 수 있도록 편곡 능력을 보유해야 하며 국악기 연주 실력도 단원 보다 우수해야 될 것"이라는 나름의 기준을 제시했다.

박 관장은 "복합문화타운 건립이 대구시 정책으로 반영되기를 바라며 임기 중 열심히 일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역 예술계가 하나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 순리대로 일을 풀어 나가겠으니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주인인 시민들은 많은 조언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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