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어벡호 '골 파티'…대만에8-0 압승

정조국 해트트릭..설기현.조재진.김두현 릴레이 축포

한국이 인의 장막을 치고 버티는 대만을 8대0으로 눌렀다. 대만은 자기 진영에서 웅크린 채 나오지 않았지만 큰 키를 이용한 한국의 예리한 고공 크로스,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 중거리 슛 등 다양한 공격 경로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수비 위주의 약팀에게 고전해오던 한국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컵대회 B조 예선 대만전에서 이같은 징크스를 깨끗하게 씻어냈다.

이날 승리로 3승1무를 기록한 한국은 7일 원정경기에서 시리아를 2대0으로 이긴 이란(2승2무)에 앞서며 조 선두를 지켜 남은 시리아와의 홈 경기, 이란과의 원정 경기 중 한 경기 무승부만 기록해도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

한국 선수들은 매우 진지한 경기를 펼쳤다. 대만이 약하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공격에 몰두했으며 공격수들부터 전방에서 압박 수비를 벌였다. 투 톱으로 나선 정조국과 조재진이 각각 해트 트릭과 2골을 기록했으며 설기현도 2골(1도움)을 터뜨렸다.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한 김두현도 멋진 중거리 슛으로 득점자 명단에 올랐다.

전반 4분 김남일이 전방으로 띄워서 패스하자 빠져들어가던 설기현이 건네받아 강한 오른발 슛으로 첫 골문을 열었으며 1분 뒤 오른 측면을 돌파한 송종국의 크로스를 정조국이 헤딩으로 꽂아넣었다. 잠시 골 퍼레이드를 멈춘 한국은 전반 43분 김두현의 프리킥 크로스에 이은 설기현의 헤딩, 인저리 타임에는 김두현의 코너킥을 정조국이 헤딩으로 다시 꽂아넣었다.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한국은 19분 설기현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린 땅볼 크로스를 조재진이 밀어넣었고 33분에는 김두현이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곡사포처럼 휘어 떨어지는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7분 최성국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조재진이 차 넣자 43분에는 정조국이 문전 돌파로 수비벽을 허문 뒤 해트 트릭을 완성하는 골을 넣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의 좋은 수비와 날카로운 전진 패스, 전반엔 부정확했으나 후반엔 날카로움을 되찾은 설기현의 크로스, 중앙 수비수로 변신한 김동진의 수비,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된 최성국의 돌파와 움직임 등은 돋보였다. 박지성은 부진했고 이영표는 평범한 플레이를 펼쳤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플레이를 펼친 한국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좋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기회에서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의 볼 터치가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핌 베어벡 한국대표팀 감독은 "설기현의 선제 골이 만족스러웠으며 선수들의 전체적인 플레이도 좋았다. 김상식은 이란전에서 실수했지만 경험과 볼 처리 능력이 좋은 수비수다"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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