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주겠다"
이을용(31.FC서울)이 지난 7년간 정들었던 '붉은 유니폼'을 반납하고 축구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을용의 에이전트사인 오앤디는 7일 "이을용이 대만전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을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하는 새로운 선수들에게 대표팀 자리를 내주겠다는 게 이을용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이을용은 지난 1999년 3월28일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브라질과 친선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1골 2도움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로서 A매치 51경기(3골)를 치르고 명예롭게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오앤디에 따르면 이을용은 이미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직전부터 대표팀 은퇴 시기를 조율했다.
"이을용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서 빨리 대표팀 은퇴 시기를 결정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는 오앤디는 "아시안컵이 끝나면 곧바로 월드컵 체제로 가야하는데 일찌감치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고 K-리그에 전념하는 게 낫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오앤디는 또 "지난달 대만 원정 때 핌 베어벡 감독에게 얘기를 하려고 했는 데 기회를 놓쳤다"며 "이번 이란전을 앞두고 이을용이 직접 감독에게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오앤디에 따르면 베어벡 감독은 이을용에게 아시안컵 본선이 끝날 때까지 함께 가자고 권유를 했지만 이을용이 "아시안컵 예선을 통과한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은퇴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실업축구 철도청에서 뛰다 1998년 부천 SK에 입단, 프로에 데뷔한 이을용은 거짓말 같은 '연습생 신화'를 만들어내며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을용은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황선홍의 첫 골을 어시스트하고 터키와 3-4위전에서 기막힌 왼발 프리킥 골을 터트리는 등 1골 2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2002년 자황컵 체육대상 남자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그해 7월에는 한일월드컵 이후 태극전사 '해외 진출 1호'로 터키 트라브존스포르로 진출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올해 7월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로 복귀했다.
특히 이을용은 2003년 1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중국전에서 후반 15분 상대 선수의 뒤통수를 때려 퇴장을 당해 축구팬들로부터 '을용타(打)'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편 이을용은 안타깝게 대표팀 은퇴식을 치를 수 없게 됐다. A매치 51경기에 나선 이을용은 대한축구협회가 규정하고 있는 대표팀 은퇴식 규정(A매치 70경기 이상)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본프레레 감독 시절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해 A매치 기록을 더 쌓지 못한 게 아쉽지만 규정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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