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미국의 대외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온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후보들에게까지 공격을 받는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후보들이 마치 럼즈펠드 장관을 공격하는 것이 승리로 이르는 길이라는 사실에 합의를 이룬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이라크전 실패를 이끈 장본인으로 럼즈펠드 장관을 지목하며 의회 내 불신임 투표 실시 방침을 밝히고 있다.
민주당은 오래전부터 이라크전 실패의 상징으로 럼즈펠드를 부각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지난주 이라크전 비판론자들을 제2차 세계대전 전 나치정권에 대한 유화론자들과 비교한 것을 계기로 적극 공세로 전환했다는 것이 정치분석가들의 설명이다.
힐러리 클린턴 선거진영에 참여하고 있는 컨설턴트 하워드 울프슨은 럼즈펠드가 나치정권까지 이용해 이라크전 비판론자들을 공격한 것은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공화당원들은 대통령과 지역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을 반영하듯 중간선거를 앞두고 수세에 몰리고 있는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도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입장을 번복하지 않고도 이라크전 악재를 피해가는 방법으로 럼즈펠드에게 실패의 책임을 돌리려는 경향이 점증하고 있다.
수렁에 빠진 이라크전이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후보들에게 최대 악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전을 지지했다 낙선의 위기에 빠진 후보들을 중심으로 럼즈펠드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 현실적인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
워싱턴주 공화당 상원후보로 나선 마이크 맥커빅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 국방장관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부 그라이브 포로 학대 사건 이후 럼즈펠드가 밝힌 사의를 받아들였어야 했다. 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이라크전 지지에 대한 비난여론으로 코네티컷에서 낙선위기에 몰리고 있는 크리스토퍼 세이스 공화당 의원도 럼즈펠드에 대한 불신임투표가 실시되면 불신임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면서 럼즈펠드를 공개 비난했다.
이 밖에도 조 앤 데이비스 하원의원과 토머스 킨 뉴저지주 상원 후보, 마이크 드와인 상원의원 등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럼즈펠드의 이라크정책을 비난하거나 그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분명 공화당 내에서 럼즈펠드에 대한 비판론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불신임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럼즈펠드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양당 선거전략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라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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