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건설노조 새 노조 출범…노-노 갈등 표면화

70여 일간 장기 파업과 노조 집행부의 강경 일변도 투쟁에 반발한 일부 포항 건설노조원들이 가칭 '새로운 포항지역 건설노조' 출범을 선언하고 나서 잠재됐던 노-노 갈등이 표면화됐다.

일부 포항지역건설노조원들로 구성된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조직을 건설하는 사람들'은 7일 오후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기존 노조에서 탈퇴, 새로운 건설노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이른 시일내 조합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며 "현재 기존 노조에서 탈퇴, 새 노조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조합원 수는 예상외로 많다."고 밝혔다.

새 노조 준비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지난 두 달 넘게 파업을 벌이는 동안 민주노총이 파업에 간여하는 바람에 오히려 판만 키운 채 정작 조합원들에 대한 문제는 해결된 것이 전혀 없다."며 "이제 조합원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러 새 노조 출범이 절실해졌다."고 덧붙였다.

또 "파업으로 불편을 겪은 포항시민들과 포스코 본사를 점거, 고통을 받은 포스코 직원들에게 사과한다."면서 "이른 시일내 현장으로 돌아가 작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 노조가 공식 출범할 경우 포항 건설노조 파업사태는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현 노조 집행부가 주도하는 파업이 조만간 타결되지 않으면 사용자 측인 포항 전문건설협의회가 기존 노조를 배제하고 새 노조를 교섭 파트너로 인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노동계와 관련 기관, 건설업체들은 새 노조 출범이 일단 법리상으로는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노조원의 신분이 특정회사에 소속돼 있지 않는 일용직이기 때문에 복수노조 금지 조항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항전문건설협의회의 한 업체 대표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실제 새 노조가 출범하면 이들을 상대로 노사교섭을 할 생각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와 포항지역건설노조는 "특정 세력이 이들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만간 그 실체를 조사, 공개하겠다."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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