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미사일이 무력적 위협 아니라니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武力的(무력적)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이해하기 어렵다. 對美(대미) 협상용일 것이라는 짐작은 해 보지만 그렇다고 무력 위협이 아니라는 결론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말꼬투리를 잡아 이 발언에 담긴 뜻을 貶毁(폄훼)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엄연한 무력의 과시와 위협을 무력적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얼마나 많은 국민이 동감할까.

노 대통령은 또 정치적 목적 대신 실제 무력적 위협으로 보는 言論(언론)이 문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도 했다. 언론은 民心(민심)의 일단을 비추고 있지 않은가. 대북 관계에 있어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을 찬성하는 국민도 있겠지만 반대하고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 걸핏하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다고 악을 쓰며, 선군정치를 내세우는 북한의 미사일에 위기의식을 갖지 않을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도 아무런 徵候(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근거없는 假定(가정)으로 이야기하면 여러 사람이 불안해하고 남북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안보 대비는 위험 신호가 느껴지기 전에 해야 한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다. 북핵은 그 자체로 남북 관계를 어렵게 한다. 대통령은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을 경계하는 세간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는 없다.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고심을 하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언론을 衆口難防(중구난방)의 惑世誣民(혹세무민)쯤으로 탓하는 발언은 다가오지 않는다. 언론의 우려와 반대는 결코 대통령을 반대하기 위한 반대가 아니다. 최선의 판단은 아닐지라도 언론은 국민의 생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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