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이 날 때 마다 권소영(52·여·주부)씨 손에는 파프리카가 들려져 있다. TV 보면서 아작아작, 책을 보면서도 아작아작~. 권씨에겐 파프리카가 간식인 셈이다. 한번씩 "무슨 맛으로 먹느냐."며 남편이 핀잔을 주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권씨는 "처음엔 몸에 좋다고 해서 무작정 먹었는데 은근히 달콤하면서 씹히는 맛이 있어 계속 먹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 날 때마다 먹다보니 한 달에 두 박스 가량이 거뜬하다.
권씨가 파프리카를 먹게 된 건 지난해 여름부터. 몸이 불어 소식(小食)을 하면서 허기를 채우기 위해 파프리카를 먹게 된 것. 권씨는 "예전엔 키위 같은 과일을 많이 먹었는데 의외로 당도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파프리카를 꾸준히 먹은 덕분에 평소 권씨를 괴롭히던 변비도 많이 사라졌다. 또한 주위 사람들로부터 피부도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식탁에도 파프리카가 단골로 오르고 있다. 권씨는 "버섯요리나 잡채 만들 때 많이 사용하고 있는 편"이라고 했다.
파프리카가 우리네 식탁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먹을거리가 웰빙의 대세로 여겨지면서 기능성 채소인 파프리카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파프리카는 '채소류의 보석'이란 극찬을 받고 있다. 빨간색을 비롯해 노란색, 주황색 등 모두 7가지의 다양한 색깔을 지닌 데다 비타민, 철분, 칼슘 등 몸에 좋다는 영양분은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런 매력 때문에 다양한 요리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장 볼 때마다 파프리카를 고른다는 정은진(43·여·대구시 남구 대명11동)씨는 "색깔이 예뻐서 샐러드나 토스트 피자에 넣는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전했다. 파프리카는 비슷한 모양의 피망에 비해 상당한 당도(당도7~10)를 갖고 있으면서도 낮은 칼로리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곧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엔 피부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누 같은 다른 용도로도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된 파프리카는 일본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면서 고품질 식재료로도 인정받고 있다. 청송수출채소영농조합에서 3년째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는 심재섭(49)씨는 "2년 전 재배 초창기에는 60만 달러를 일본에 수출했지만 올해는 2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씨는 "비타민이 오렌지의 45배가 넘고 고급 식이섬유가 포함되어 있어 변비에도 효과가 좋다."고 자랑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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