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있는 무대 밖 무대 이야기/탁현민 지음/나무와 숲 펴냄
외국 뮤지션들은 새 앨범을 내면 투어 공연을 하지만 한국 가수들은 쇼 프로그램에 출연, 뿅망치를 두드려 맞는다. 왜 한국 가수들은 새 앨범에 실린 노래를 부르지도 못하는 쇼 프로그램에 앞다퉈 얼굴을 비추는 것일까. 그것은 대중음악이 방송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 방송이 갖는 엄청난 파워로 인해 기획사들은 뮤지션을 발굴하기 보다 방송의 생리와 시스템에 맞는 연예인 만들기에 노력해 왔다. 그 결과 대중음악 저변이 취약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계 현주소를 한 눈에 파악 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저자가 지난 2004년 록밴드 YB의 180일 전국 투어 콘서트를 기획, 연출하며 쓴 '뚜껑 열리는 라이브콘서트 만들기'의 속편격. 공연 기획, 연출, 마케팅, 음반기획 등 대중음악 관련 일을 해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중음악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가요계 속사정, 무대 뒤 이야기 등을 덤으로 들려준다. 책에는 저자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시사주간지 '뉴스메이커'에 연재했던 글 등이 실려 있다.
저자에 따르면 리허설은 음향, 조명, 무대 등 공연 구성 부분들을 점검하는 시간으로 원칙대로 하면 최소 공연 하루전 진행되어야 하지만 열악한 제작 여건상 제대로 이루어지는 공연은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그래서 라이브 콘서트 리허설은 최종 점검 후 수정, 보완하는 과정이라기 보다 계획된 것 중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해 포기하는 단계를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
리허설에서 문제가 발생했더라도 본 공연에서 잘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도했다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몇해 전 윤도현 밴드 공연 때 7미터 높이까지 올라갔던 무대가 장치 고장으로 다시 내려오지 않아 무대 위에서 연주하던 밴드들이 공연 도중 기어 내려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두번의 리허설 중 한번 문제가 생겼는데 이를 안일하게 생각한 결과였다.
저자는 수 없이 많은 공연 가운데 좋은 공연 고르는 정보도 제공한다. 저자는 익히 알고 있고 좋아 하는 가수가 나온다는 것이 좋은 공연을 고르는 잣대가 될 수 없으므로 공연 주체를 먼저 확인할 것을 권한다. 공연을 취소하거나 문제를 일으켰던 기획사 공연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가수 소속사가 직접 주최, 주관하는 경우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수 이미지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으므로 괜찮은 공연이라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좌석을 선택할 때 무대 가까이 있는 R석이라도 좌·우 스피커 앞 블록은 무대가 반 밖에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엄청난 고출력 사운드로 곤혹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자리가 아니며 경사가 없는 좌석일 경우 R석과 뒷자리 다음 등급의 좌석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196쪽, 9천800 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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