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 진출 했다하면 1호는 '대구점'"

대구 서비스업 '위기'…외지업체 파상공격 '타깃'

자체 경쟁력이 취약한 대구지역 서비스산업 시장이 외지 거대자본 업체들의 지방공략 파상공세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고급화, 대형화, 체인화 등을 전면에 내세운 이들은 '대구를 큰 시장인데 반해 뚜렷한 경쟁상대가 없는 손쉬운 상대'로 판단, 상당수 업체에서는 지방진출 1호점 입지로 대구를 선택하고 있다.

최근 대구도심의 목좋은 곳에는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는 서울의 유명 헬스클럽(피트니스센터) 프랜차이즈가 속속 입성, 호황을 누리고 있다. 또 전국 네트워크망을 갖춘 외지 병원 프랜차이즈도 대구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외식, 건설업에 이어 서비스분야에서도 지역시장 잠식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셈.

제조업 등의 생산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는 상황에서 "이젠 서비스산업마저 외지업체에 자리를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경쟁력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해 5월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 맞은편과 신개발지역인 달서구 용산동에 서울의 유명 ㅍ피트니스센터가 첫 상륙한 데 이어 지난 해 말엔 두류네거리에도 1천 평 규모의 가맹점이 문을 여는 등 이 업체의 대구진출이 본격화했다.

특히 이 피트니스센터는 본사가 있는 서울에는 2개의 가맹점 뿐인데 반해 대구에는 이미 3곳이 문을 열었고, 다음달엔 효목점, 대명점까지 열기위해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6월엔 무술감독 ㅈ씨와 탤런트 ㅇ씨가 설립한 ㄷ피트니스센터도 북구 침산동에 전국 처음으로 직영점을 열었다. 2천여 평 규모의 이곳은 기존 헬스클럽의 시설은 물론 복싱장,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다.

또다른 한 유명 피트니스업체도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에 직영점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료서비스 분야도 마찬가지. 지난 해 부산의 한 그룹에 193억 원에 팔린 중구 국채보상공원 옆 옛 현대생명빌딩은 지난달 내부공사에 들어갔다. 이 빌딩 4개층엔 부산의 한 병원체인이 들어온다.

노무현 대통령의 허리디스크 수술로 유명세를 탄 이 병원은 공사가 끝나는 내년쯤 척추클리닉, 정형외과, 치과 등을 개설해 문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미 지역의 음식점, 영화관 등 일부 서비스업종은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외지 프랜차이즈점들의 공세로 휘청거리고 있다. 대구요식업협회 서영일 사무국장은 "시민들이 많이 찾는 패밀리레스토랑 등의 경우 외지자본의 진출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분야의 경우 최근 3, 4년새 대구극장 등 그동안 지역을 대표하던 영화관들이 서울의 유명 프랜차이즈 멀티플렉스들에 밀려 잇따라 사라졌다. 그나마 살아남은 만경관과 아카데미영화관도 서울 자본과 손을 잡는 '적과의 동침'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최용호 교수는 "외지업체들의 지역진출은 고용창출이나 지역 서비스분야 혁신도입에 따른 산업구조 고도화, 도심 활력조성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며 "지역업체들이 자극을 받아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고 외지업체들이 수익을 지역에 재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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