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전구술면접)다수결 원리

▨ 기출문제

다수를 위해 소수의 의견을 무시해야 하는가 아니면 존중해야 하는가? 만약 존중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말해 보시오.(서울대 구술 기출문제)

▨ 문제 해결의 길잡이

▶ 다수결의 원리

집단 내부의 다양한 의견들이 하나로 모아져서 만장일치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한 의견 일치를 이루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의사를 결정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소수의 반대자가 있더라도 결국 다수의 의사를 집단 전체의 의사로 채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만장일치의 통일된 의사 결정을 할 수 없을 때 다수인 의견에 소수가 승복하여 집단의 의사 결정을 이루어내는 것이 바로 다수결의 원리다.

▶ 다수결 원리의 한계

다수결이 사회 운영 원리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의견이 양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소수의 의견보다 우수해야 한다. 잘못된 의견이 다수의 지지를 받게 되면 올바른 의견이 배척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 같은 사상가들은 민주 정치를 중우 정치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결국, 다수결 원리의 결정적인 한계는 그것이 '양적 합리주의'일 뿐이라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사안에 대해 51%가 찬성하고 49%가 반대한다고 하면, 51%에 속하지 못하는 49%는 자신의 주장을 접고 51%속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주장이 진리임을 확신하는 49%에게 이런 다수결의 원리는 '다수의 폭력'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결코 동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힘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다수결의 원리가 가진 가장 큰 맹점이다. 그럼 지금부터 다수결 원리가 가진 한계를 좀더 세밀하게 분석해 보자.

△ 다수가 항상 합리적이며 정의에 가깝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수결의 원리는 다수가 소수에 비해 합리적이며, 덜 독선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성립한다. 그러나 만약 어떤 일에서 다수가 합리적이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면 다수결의 원리는 말 그대로 '소수에 대한 다수의 폭력'이 된다. 나치 정권을 예로 들어 보자. 히틀러가 이끄는 독일 국가 사회주의자당은 쿠데타가 아닌 독일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선거를 통해 집권하였다. 당시 세계 경제 대공황 직후의 혼란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유태인 차별과 침략 전쟁을 공공연히 내세우는 히틀러 일당을 다수 대중들은 지도자로 선택했고, 그 선택의 결과로 전 세계는 전쟁과 학살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근대 민주주의는 다수의 대중은 현명할 것이라는 '대중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실제 구체적인 국면에서 다수는 오히려 그릇된 힘에 이끌려 어리석은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 소수의 진실이 희생당한다.

다수결 원리의 커다란 맹점은 다수결 원리가 승자 독식의 원리라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다수가 합리적이라고 할지라도 소수가 갖고 있는 진실이 다수결의 원리 속에서 희생당하는 측면이 있다. 즉, 다수결의 원리에서 승자 측에 끼지 못하는 소수자의 진실은 외면당하기 쉬운 것이다.

▶ 다수결 원리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

다수결 원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 강조되어야 할 것은 토론과 설득의 과정이다. 설사 99%가 찬성하고 1%가 반대하더라도 소수자인 1%를 존중해야 하며, 힘으로 자신의 의견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즉, 소수의 동의를 얻기 위해 설득하고, 그들의 양보를 통해 소수의 '자발적인 승복'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 과정에 이르기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 토론이다. 민주주의란 이러한 토론과 설득, 조정과 타협의 결과물인 것이며, 절차에 대한 존중과 인내가 민주주의의 성숙을 이루어 낸다.

또한, 다수결의 원리가 잘 적용되려면 다수파와 소수파가 서로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관용을 베풀면서 양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양보와 관용의 정신은 의견과 신념의 차이로 생기기 쉬운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민주적인 운영 원리이기 때문이다. 양보는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을 접고 남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다. 관용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다. 양보와 관용에는 '내 것'이 존중받으려면 '남의 것'부터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관용이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서로가 강요나 강제 대신 토론을 하면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이와 같이 양보와 관용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수의 횡포에서 소수를, 권력의 횡포에서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 예시답변

교수 : 다수를 위해 소수의 의견을 무시해야 하는지 아니면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그 이유를 제시해 보세요.

학생 : 저는 다수를 위해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다수의 의사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며, 소수의 주장이 더욱 올바르고 정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수결의 원리가 언제나 합리적이며 진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믿음은 그릇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수결이 사회 운영 원리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의견이 양뿐만 아니라 질에서도 소수의 의견보다 우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종종 소수자들이 더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다수결 원리의 사회에서도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수 : 그렇다면 다수결 원리의 사회에서 소수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말해 보세요.

학생 : 다수결 원리의 사회에서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토론과 설득의 과정입니다. 설사 99%가 찬성하고 1%가 반대하더라도 소수자 1%를 존중해야 하며, 힘으로 자신의 의견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즉, 다수파와 소수파가 서로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관용을 베풀면서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양보와 관용의 정신은 의견과 신념의 차이로 생길 수 있는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민주적인 운영 원리입니다. 설사 소수의 의견이 다수 대중의 물질적 이익에 걸림돌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인간으로서 누릴 권리와 존엄은 어떤 이유에서든 보호되어야 합니다. 결국 토론과 설득, 조정과 타협 등의 과정을 통해 다수파와 소수파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민주주의의 성숙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제공 : 송원학원 논술·면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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