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무대에 섰던 호주 배우가 전반부 공연을 끝내고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무대에서 내려온 뒤 곧 숨을 거두었다고 호주 신문들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 원로배우 리처드 다이어(68)는 지난 9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언레이에 있는 굿우드 회관에서 공연되고 있는 길버트와 설리번의 '피나포어함(艦)'이라는 뮤지컬에 조셉 포터 경으로 출연해 열연을 펼치다 중간 휴게시간을 갖기 위해 무대에서 내려온 직후 심장마비로 숨졌다.
연출을 맡은 팸 터커는 "그가 무대에서 내려오자 내가 달려가 껴안아주었다"면서 "그가 흡족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더니 옆에 앉은 다른 동료에게 라틴어로 '이번 연기는 내 생애에서 최고의 연기'라고 말한 뒤 가슴을 끌어안으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터커는 "안타깝게도 그것으로 그의 생애는 끝이 났다"며 하지만 모든 단원들은 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5살짜리 대역 배우를 집어넣어 공연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원래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활동하다 지난 1998년 호주 애들레이드로 건너와 연기생활을 계속해온 다이어는 연기와 노래 모두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 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젊은 시절 같은 무대에 섰다 만나 결혼한 부인 수전은 "남편이 연기를 하기 위해 무대 복장과 분장을 한 채 세상을 떠난 건 평소 그가 가고 싶어했던 최고의 길을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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