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팬 기고)"새 야구장을 지어다오!"

새 야구장은 왜 필요한가?

수년째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맞물려 대구 경제는 오래전부터 전국에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으며, '제3의 도시' 란 자리도 인천에게 넘겨준 지가 오래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엄청난 건설비용이 요구되는 새 야구장을 지어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지역경제에 더욱 부담을 주는 일로 여길 수도 있지만 뒤집어 본다면 새 야구장을 하루 빨리 짓는 일이야말로 지역민 모두에게 삶의 의욕을 주고 보다 활기찬 대구의 모습을 되찾는 길일 것이다.

1960~80년대 대구야구는 전국적으로 그 명성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전국체전에 대구와 경북이 단일팀으로 출전하던 시절에는 서울과 함께 우승을 다투기도 했었다. 당시 스포츠는 두각을 보이면서 지역민들에게 긍지를 심어주고 활기를 불러일으켰으며 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되어 대구는 다방면에서 앞서가는 도시가 될 수 있었다.

대구는 그러나 언젠가부터 구심점을 잃고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스스로 힘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와 노력마저 상실하면서 대구의 현실은 수치스럽게도 온갖 오명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대구시와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어려운 현실을 딛고 일어서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일에 머리를 모아야 할 때다.

그 중 하나가 야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대구는 한국 최고의 기업인 삼성이 프로야구단의 프랜차이즈로 한 도시로 열광적인 야구팬들이 많기로 전국에서 소문나 있다. 따라서 야구 열기를 잘 살리는 길이야말로 의욕을 잃은 시민들에게 긍지를 심어주고, 그들의 삶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길일 것이다.

하지만 대구의 야구 부흥을 위한 시발점이 될 새 야구장 건설은 말만 무성할 뿐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 새 야구장 부지를 임기 중에 확정하겠다던 전임 시장은 말 한마디 없이 떠나가 버렸고 새로 부임한 시장은 새 야구장 건립 방안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 야구팬들은 얼마전부터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새 야구장 건설을 촉구하는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야구팬들은 새 야구장을 통해 삶의 의욕을 갖게 해 달라고, 희망을 달라고 외치고 있다.

대구시는 보다 희망찬 대구의 미래를 위해 걱정한다면 향락산업만 발전하고 있는 기형적인 대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건전한 스포츠문화 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도시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다. 새 야구장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두가 힘겨워하고 있는 대구를 다시 살리는 길은 고개 숙이고 있는 대구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삶의 의욕을 잃고 무기력해 있는 기성세대들에게 재도약의 구심점을 찾아주는 일이 아닐까.

김종훈(삼성 라이온즈 야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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