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25 전남 해남·진도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연합공천 후보를 내자." "민주당에서도 금명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공식 초청하겠다."
11일 저녁 한나라당 국회의원 모임인 '국민생각'에 초청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민주당 한화갑 대표 사이에서 오간 말이다.
정치권은 양당 지도부의 연합공천 및 당수 초청 등의 말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지난 1990년부터 양당은 각종 선거에서 경쟁관계를 유지해 오던 터라 상대 당수 초청은 그렇다쳐도 연합공천은 각 당 내부에서 생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날 양당 당수들의 말대로라면 쉽진 않겠지만 실현될 가능성도 없지 않게 됐다.
국민생각 회장인 한나라당 김성조(구미갑) 전략기획본부장은 "비공개로 열린 술자리에서 강 대표가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호남지역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연합공천해 후보를 단일화하자.'고 제안했고, 한 대표는 '수도권 지역에서도 같이 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전략공천의 구체적인 대상지도 거론됐다. 강 대표는 전남 해남·진도 지역을 지목했고, 한 대표는 재보궐 가능성이 있는 인천의 한 지역구을 지목했다. 폭탄주가 몇 순배 돌아가자 양당 대표는 "앞으로도 진지하게 논의하자."며 말을 맺었다.
한편 이에 앞서 양당 대표는 "정치적 의미의 간담회가 아니라 정치권 내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자는 의미"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향후 '한·민' 정책 공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대표는 "다른 당과의 연합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창조적 공조를 이룩할 수 있을 때 하겠다. 목표가 같으면 '헤쳐모여'식 신당 창당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강 대표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할 것이 있으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맞췄다.
이 자리에서는 또 '범보수연합' '정·부통령제 또는 내각제 개헌' 문제 등 정계개편과 관련된 다양한 얘기들이 나왔다. 한 대표는 특히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면 한·민 공조를 두려워 말아야 한다. 그런 말 못 꺼내면 정치 개혁이나 발전은 없다."며 "제도적으로 이런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정·부통령 중임제나 내각책임제로 개헌을 하면 지역정서 연합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지역감정을 배경으로 하는 정치를 청산하고, 정체성이 같은 사람끼리 '헤쳐모여'할 때가 됐다."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아우르는 이른바 범보수연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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