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기 겸업 가수 "우리도 당당한 연기자"

"영화 보고 캐스팅이 줄을 잇겠는데요. 하하."

이준익 감독, 안성기·박중훈 주연 영화 '라디오 스타' 시사회가 끝나고 난 후 기자간담회에서 노브레인이 이처럼 장담했다. '라디오 스타'에서 노브레인은 영월 유일의 록밴드이자 최곤(박중훈 분)을 존경해 최곤의 일을 내일처럼 여기는 록밴드 이스트리버로 출연했다.

영화의 감초 정도로만 예상했던 이들은 웃음을 책임지는 중요한 축으로 활약했으니 이들의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닐 듯싶다.

최근 개봉한 영화 '원탁의 천사'와 '뚝방전설'도 영화 관계자들이 눈여겨볼 연기자를 배출했다. '원탁의 천사'에서 원탁의 아버지 역을 맡은 하동훈과 '뚝방전설'에서 입만 살아 있는 싸움꾼 경로 역을 맡은 MC몽도 기대 이상의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자로 안착했다.

하하로 더 유명한 하동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본명을 내세우며 연기자의 꿈을 이뤘다. 비록 시트콤 '논스톱3'에도 출연했고, 영화 '투사부일체' '연애술사' 등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우정출연의 성격이 짙었다. 본인의 이름을 내세운 첫 주연작에서 하동훈은 감동과 웃음을 유발하는 연기로 호평받은 것.

'뚝방전설'의 MC몽도 갈고 닦은 솜씨를 맘껏 펼쳐보였다. 영화 '데우스마키나'에 출연한 바 있으나 개봉을 하지 못해 이 영화가 그의 데뷔작이다. MC몽은 신인답지 않게 결코 주눅들지 않은 연기를 통해 시종 무게감에 짓눌린 영화의 숨통을 트여주는 임무를 수행했다.

상영 전 이민우에 눌려 상대적으로 가렸던 하동훈은 자신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미 그는 '누가 그녀와 잤을까?'에 캐스팅돼 연기자로서 잰걸음을 시작했다.

그는 "주연, 조연 상관하지 않고 내가 아니면 안되는, 유일한 배역을 연기하고 싶다. 잘생긴 애들은 결코 하지 못하는, 그런 역을 하고 싶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주연 배우급으로 올라선 조연 배우들의 빈 공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수로, 이문식, 공형진 등 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조연배우들이 주연배우로 올라서면서 이들을 대신해 영화 속에서 필수불가결한 조연 배우들이 필요했던 상황. 물론 영화의 방향에 따라 주연배우로도 손색없이 쓰일 수 있지만 영화의 전반을 책임지는 단독 주연보다는 당장 주조역급으로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평가받을 만하다.

'뚝방전설'의 제작사 싸이더스FNH의 김미희 대표는 "물론 배우들이 모두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특히 MC몽이 두드러져 보였다. 어떤 식으로든 앞으로도 영화계에서 쓰임새가 큰 배우로 성장할 것"이라 칭찬했다.

'라디오스타' 제작사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도 노브레인에 대해 "가공되지 않은 거친 연기지만 결과적으로 생생한 현장감이 살아나는 효과를 거뒀다. 기대 이상으로 연기를 해줘 고마울 따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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