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CIA 비밀수송 기착지 스페인이 이용된 듯"

스페인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테러용의자 비밀 수송 항공기의 기착지로 이용됐을 수 있다고 미구엘 앙헬 모라티노스 스페인 외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모라티노스 장관은 또 15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CIA의 유럽 내 비밀 감옥 운영 및 수송 의혹을 공식 의제로 제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14일 유럽의회 CIA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내일 (외무장관 회의에서) 동료 장관들에게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안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CIA 조사위 청문회에서 증언한 EU 회원국 장관으론 모라티노스 장관이 처음이다.

그는 "스페인 영토가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곳으로서가 아니라 다른 영토에서 그런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가는 길에 기착지로 이용됐을 수 있다."며 이런 용도의 혐의가 있는 항공기 기착 사례가 66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IA의 테러용의자 비밀 수송과 관련해 스페인 영토 내에서 국제법 위반행위가 일어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지난 주 조지 부시 대통령이 CIA '비밀감옥'의 존재를 처음 시인한 만큼 유럽 내 어디에 위치했는지 해당 정부들은 밝혀야 한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스페인 출신의 한 유럽의회 의원은 EU 지도자들이 유럽 내 CIA 불법활동에 대해 어느 정부가 연루돼 있는지 진상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조사위는 CIA가 유럽 영토에서 테러용의자들을 고문을 통해 심문한 국가들로 옮기는데 비밀수송기를 자주 사용했다는 내용의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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