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다'. 과연 쿨함은 무엇인가? 본래 우리말이 아닌 표현이지만 19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우리에게는 상당히 낯익은 단어 중 하나다. 워낙에 많은 상황들과 감정을 표현하는데 쓰이다보니 이제는 그 본연의 의미를 종잡을 수 없을 정도다.
# 영어 cool의 뉘앙스
기본적인 쿨의 의미는 '시원하다'. '콜드(cold·차가운)'보다는 조금 약한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쿨하다'가 여러가지 의미로 활용된다. 원래는 비속어(slang)였지만 그 사용빈도가 늘어나면서 그냥 일반 단어화한 것이다.
그 첫번째 의미는 감탄이나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감탄사로 쓰이는 것. Wow! Good! Great! 등의 탄성을 터뜨려야 마땅할 상황에 Cool!역시 유사어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쿨은 스타일이 좋은 사람에게 쓰이기도 한다.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처럼 멋진 남자에게는 '쿨 가이'(cool guy)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여자보다는 남자에 쓰이는 경우가 좀 더 흔하지만 여성에게라고 해서 cool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필립(Phillip'28'시사영어사 강사) 씨는 "Cool guy라고 했을 때는 멋진(nice)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지만 굳이 따지자면 nice는 좀 더 친절하고 따스한 남성에게 주로 사용되고, Cool은 조금 더 자기중심적(self-centered)이라는 뉘앙스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감정이나, 사람사이의 관계를 드러내는 단어로도 활용된다. 쿨하다(being cool)이라고 하면 '감정적이지 않다(not emotional)', '쉽게 분노하지 않는(no hot temper)' 등의 의미로 전달된다. 우리처럼 더 이상 감정에 연연하지 않는 상황에 쿨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 때는 '편안한 감정(comfortable feeling, no pressure or stress)'이라는 뉘앙스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처한 상황이나 사람과의 관계에 있더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 상태가 됐음을 드러내는 말이다.
# 아쌀하다?
이렇게 수 많은 상황에 사용되고 있는 '쿨하다'를 우리말로 바꿔쓰자면 어떤 단어가 적합할까? 멋지다, 성격 깔끔하다, 미련없다 등 수 많은 단어가 떠오르지만 사실 제대로 적합한 단어를 찾기는 어렵다. 비속어이긴 하지만 '아쌀하다'라는 말 정도가 '쿨하다'는 의미를 상당부분 공유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아쌀하다'는 일본말에 그 어원을 둔 단어로 '쿨하다'와 더불어 가급적 우리말로 순화해 사용해야 할 또 다른 외래어다. '깨끗하게, 간단히, 시원스레, 선선히'라는 본래 의미를 가진 일본어 'あっさり(앗싸리)'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아쌀하다, 혹은 앗쌀하다'라는 표현으로 변형된 것이기 때문이다.
세련되고 개인주의적인 신세대의 모습을 나타내는 고유 용어로 자리잡은 쿨(cool)! 하지만 '쿨하다'는 개념속에는 자기중심성이 강조되지만 이기적임(selfish)과는 차이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생활방식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다양성에 기초돼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진정 쿨한 사람인가? (2006년 9월 14일자 라이프매일)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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