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세상이다. 귀갓길의 여고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부모에게 돈을 요구한 人面獸心(인면수심)의 사건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50대의 김모 씨는 "선생님이 교통사고를 당했으니 도와주자"고 속여 접근, 손톱만치도 의심하지 않고 따라나선 착한 소녀에게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 짐승만도 못한 살인마에게 꺾여버린 짧은 삶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김 씨는 2001년에도 대구의 한 여중생을 성폭행, 4년간 복역한 뒤 출소 1년 만에 또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 우리 사회의 성범죄자 관리가 엉망이라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딸들'이 희생돼야 한단 말인가.
서울의 여자초교생 성폭행'살해 사건 때 여야 정치권과 정부기관,사회단체 등은 성범죄 예방과 처벌 강화에 한껏 목청을 높였다. 전자팔찌니 신상 공개니 각종 대책들도 쏟아졌다. 하지만 이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 공개를 확대하는 내용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 지난 5월 입법예고했지만 지금까지 국회에서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다.
성범죄는 그 특성상 재범률이 매우 높다. 이번 사건은 성범죄자 관리가 철저했더라면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건 범행 장소가 5년 전의 범행 장소에서 불과 몇백m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성범죄자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피해자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일생동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성범죄는 살인죄나 다름없다. 성범죄 대책이 하루가 급하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정부는 더 이상 '딸들의 억울한 죽음'으로 피눈물 흘리는 사람이 없도록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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