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순교 160주년 맞은 聖김대건 신부

가톨릭 160주년 기념 대축제 마련

모진 탄압 속에서 천주교 교리를 전파하다 순교한 한국 최초의 신부 김대건(金大建. 1821-1846). 16일은 김 신부가 순교한 지 꼭 160년이 되는 날이다.

그는 1821년 충남 당진군 우강면에 위치한 '솔뫼'라는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김해김씨 안경공파로 마을에서는 대대로 명망 높았던 가문으로 알려져있다. 살던 집도 아흔아홉 칸이나 되는 큰 집이었다고 한다.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천주교 신앙을 갖게 된 증조부가 박해를 받아 옥중 생활을 하게 되면서부터. 당시 일곱 살 된 김 신부는 서울에서 경기도 용인으로 이사하는 등 곳곳을 전전해야 했다.

프랑스 신부 모방에게서 세례를 받은 김 신부는 1836년(헌종 2년) 신학생으로 선발돼 마카오로 건너가 칼레리 신부로부터 신학과 다양한 서양 학문을 배우고 1845 년 어렵게 서울로 돌아온다.

김 신부가 사제서품은 받은 것은 1845년 8월. 선교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 '김가항' 성당에 갔을 때의 일로 그는 페레올 주교로부터 사제 서품을 받고 한국인 최초의 신부가 된다.

같은 해 10월 페레올 주교와 함께 제주도를 거쳐 충남 강경에 잠입한 뒤 위축된교세 확장에 전력을 기울이지만 이듬해 여름 백령도 부근에서 체포되어 서울 포도청으로 압송된다. 선교사와 연락을 취하기 위한 비밀항로 개척을 위해 백령도 주변을 답사하던 중이었다.

그리고 혹독한 고문 끝에 외국과 내통한 죄로 국사범으로 몰려 9월16일 순교한다. 당시 나이 스물 다섯이었다.

김 신부의 처형 소식을 들은 페레올 주교는 "그를 잃은 것은 무엇으로도 대신하지 못할 재앙"이라며 안타까워했고, 조정의 많은 대신들도 박학다식한 그의 재능을 아쉬워했다고 한다.

김 신부 집안의 역사는 한 마디로 '순교의 가족사'라고 할 수 있다.

증조부 김진후가 해미 감옥에서 옥중 생활을 하던 중 1814년 76세로 순교했고, 종조부 김한현이 1816년 대구 감영에서 순교했다. 아들을 사제의 길로 인도했던 아버지 김제준도 1839년 기해박해로 체포돼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했다. 김 신부의 어머니도 문전 걸식하는 비극적인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나야했다.

김 신부가 순교한 지 130여 년이 지난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맞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김 신부와 그의 부친은 국내 순교자 102명과 함께 성인으로 시성됐다.

한편 천주교에서는 김대건 신부 순교 160주년을 맞아 16일 정진석 추기경의 기념미사를 시작으로, 김대건 신부 순교지 도보 순례, 기념음악회, 자료집 발간, 특별강론 등 연말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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