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농혐 공기총 강도 검거…'이번에도 시민이 잡았다'

강력사건 범인들이 경찰이 아닌 용감한 시민들에 의해 잇따라 검거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50분쯤 경산농협 옥곡지점에 오모(33·칠곡 지천면·무직) 씨가 공기총으로 직원을 위협하며 현금 900여만 원을 강탈했다. 이 과정에서 오 씨가 두 차례 발사한 공기총이 소리만 요란하고 실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옥곡지점 농협직원 설상훈(30) 씨가 객장을 뛰어넘어 오 씨를 덮쳤다. 이에 오 씨는 출입문 밖으로 도주했으나 기다리고 있던 농협 옆 미용실 미용사 이상민(33) 씨에게 청소용 밀대에 맞았으며, 이 사이 농협 고객 한 모(53) 씨는 오 씨가 갖고 있던 공기총을 빼앗았다. 오 씨는 흉기를 들고 반항했지만 결국 시민들에 의해 검거됐다. 특공부대 출신인 이 씨는 미용실로 들어가 경찰에 신고한 고객의 말을 듣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씨는 "농협 출입문 밖에서 밀대로 오 씨를 마구 때렸다."며 "잡아야겠다는 마음뿐 아무 생각도 안 났다."고 말했다. 또 농협직원 설 씨는 "오 씨의 범행 3시간 전에 복면강도 침입에 대비해 자체 모의훈련을 실시했기 때문에 용기가 났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오 씨는 지난 4월 경산 하양농협 강남지소에 공기총을 쏘며 침입해 3천900여만 원을 강탈했고 이에 앞서 지난 3월 청도에서 공기총을 강탈한 범인과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 씨의 숨겨둔 차량이 강남지소 범행 때 사용된 NF소나타 승용차와 동일하고, 그 차 안에서 지난 3월 청도에서 강탈한 공기총과 강남지소건 때 차에 부착했던 도난 차량번호판 등을 찾아내 추궁 끝에 범행을 자백받았다.

한편 지난 8월에도 울진에서 여대생 납치미수 및 뺑소니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추격전을 벌였으나 정작 범인은 시민과 격투 끝에 잡히기도 했다.

경산·강병서기자 kb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