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들에겐 추석이 무척 괴롭다.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주위의 압력으로 이른바 '명절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이맘때면 이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핑곗거리를 고민하기 마련. 그 가운데 하나가 여행을 통한 일종의 '도피'다.
김영희(34·여) 씨는 최근에 중국 북경으로 여행을 갈 계획을 짰다. 북경에 지인이 있어 여행지를 그쪽으로 잡았다. 하지만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가 어려워 애를 먹고 있다. 김 씨는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데다 추석 때 친지들을 만나면 분명히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것 같아 아예 여행을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국내는 추석 때라 어디든 북적일 것 같아 해외로 가려는 것. 김 씨는 "솔로들에겐 무엇보다 추석 같은 명절엔 일 핑계로 여행을 가버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의정 우방여행사 과장은 "주로 외국여행은 3박4일의 중국이나 일본이 많고 국내여행은 제주도 예약이 많다."고 말했다. 이미 90%가 예약이 끝날 만큼 자리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 이 과장은 "특히 싱글 여성들의 예약이 가장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싱글들의 여행은 명절 때 볼 수 있는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
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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