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한해의 축복이 아닐는지. 땡볕에 지친 대지에 살가운 바람이 찾아들었다. 이젠 자연도 켜켜이 묵혀둔 넉넉함을 풀어헤친다. 숨 막힐 듯한 더위도 어느새 잊어버렸는지 도심에선 반소매가 사라졌다.
들녘에선 벼 이삭이 꽉 여문 속살을 드러낸다. 탐스럽게 매달린 사과는 그윽한 향을 흩뿌리고 새빨갛게 익은 고추는 아낙네의 손끝을 물들인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코스모스는 산책 나온 이들에게 미소짓고 훌쩍 자라버린 억새는 젊은 여인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고개를 쳐든 해바라기의 노란 물결 속엔 갓 물러난 여름의 잔상이 묻어 있다.
2006년 가을도 이렇게 시작됐다. 곳곳에서 펼쳐진 가을의 풍요. 고스란히 우리네 삶으로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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