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빅 사이즈 여성들 분통

날씬함만이 최고인 양 떠드는 세상이다. 이런 분위기가 극에 달해 최근엔 44사이즈 열풍까지 불고 있다. 상당수 여성들은 "초등학생 사이즈인 44사이즈를 과대포장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런 논란 속에 이른바 '빅 사이즈'를 입어야 하는 사람들의 남 모를 고통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조미순(30·여) 씨는 옷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88사이즈가 있는지부터 물어본다. 하지만 대부분 옷 매장 직원들의 대답은 '역시나'다. 조 씨의 현재 몸무게는 78㎏. 조 씨는 "처녀 때는 날씬한 편이었는데 출산 탓에, 회식자리가 많은 탓에 4년 전부터 몸무게가 몰라보게 늘었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살이 찌다보니 걸리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 옷 구입도 조 씨에겐 스트레스. 조 씨는 "일반 옷 매장엔 몸에 맞는 옷이 거의 없다보니 주로 온라인으로 사거나 주문을 하는 형편"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혹 주문을 하게 되면 일반 옷의 20~30%의 추가 비용이 드는데다 막상 입을 때 안 어울리거나 안 맞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전광진(37) 씨도 옷 구입에 받는 스트레스는 별반 다르지 않다. 허리둘레 43인치인 전 씨는 워낙 맞는 옷을 구입하기가 어려워 서울까지 찾아갈 때가 자주 있었다고 토로한다. 전 씨는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한차례씩 큰 옷이 나오면 운 좋게 사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했다. 무엇보다 전 씨는 옷 색깔이나 디자인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한다. 무조건 사이즈만 맞으면 입어야 할 형편이다. 전 씨는 "물론 나부터 살을 빼야 하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옷 매장들도 다양하게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전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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