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꽃 핀 날/ 봄 사람을 찾아갔더니/ 산 그림자 한 잎 뜬 찻잔을 놓고/ 가을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세월에 씻긴 그 얼굴/ 가만히 들여다보니/ 내 얼굴도 어느새/ 가을 잎새로 떠 있었습니다'
하늘이 높다. 안개 자욱한 구름산 너머, 산사 가는길. 그곳에 피안의 세계가 있을까. 구름으로 시를 짓고 바람으로 노래를 엮는 청량한 산사의 밤을 찾는다. 가을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단풍에 젖은 청정도량에 풍경소리 더욱 그윽할터.
가을을 맞아 산사음악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해동 최초가람을 자처하는 구미 해평 도리사는 아도화상 다례재와 개산 1589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연다. 10월 1일 오후 6시부터 BBS 특집 공개방송으로 진행되는 이번 음악회에는 주현미·김태곤·김범룡·도현아·최민 등 인기 연예인들이 출연하고, 도신 스님이 국악가요를 부른다.
다음달 14일에는 영주 부석사에서 화엄축제 행사의 하나로 산사음악회가 열리고, 22일에는 청도 적천사에서 '은행나무 별빛축제'라는 음악회가 막을 연다.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 동화사(주지 허운 스님)는 개산대제 기간인 다음달 20일 통일대불마당에서 가칭 '빛과 음악의 만남'이란 산사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는 국악인 김영동 씨가 연출을 맡을 계획이다.
대구시 수성구 파동에 위치한 법왕사는 지난 15일 '나와 나 하나 되는 산사음악회'를 가졌다. 대구 KBS방송국 송현주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펼쳐진 이번 음악회에서는 서지월·윤미전·정경진·강가애·신표균 시인이 불교적 낭만이 깃든 시를 낭송했으며, 법왕사 우담바라합창단의 합창과 타악그룹 '자유'의 연주에 이어 대금과 해금 그리고 섹소폰 연주로 가을밤을 수놓았다.
지난 5일 오후 7시에는 경산시 하양읍 향림사에서 창건 30주년 산사음악회가 열려 현철·이용·이자연·한영주 등의 대중가수들이 출연해 지역 주민과 불자들과 함께 가을밤의 서정을 즐겼으며, 섹소폰 연주가 김일수씨의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해마다 가을 산사음악회를 개최해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봉화 청량사의 올 산사음악회는 내부 사정으로 열리지 않는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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