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권, 장기 고정금리 대출상품 속속 출시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보금자리론(모기지론)이 인기를 끌면서 시중은행들도 10년 이상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기존 은행권에서는 그동안 고정금리 적용기간이 3~5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움직임은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주택저당증권(MBS)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보금자리론과 달리 시중은행들은 단기 수신자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고정금리 장기대출을 하게 되면 자산·부채의 만기구조가 일치하지 않아 금리나 유동성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다음달 중순쯤 최고 10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고객들은 1년과 3년, 5년, 10년 중 고정금리 적용기간을 선택할 수 있으며 10년짜리는 최저 6.30%의 금리가 적용된다. 10년 이후에는 농협 고시금리를 기준으로 최장 30년까지 변동금리로 전환된다.

농협 관계자는 "단기성 수신자금과 만기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10년짜리 장기농업금융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30일부터 최고 10년간 고정금리가 가능한 '셀프디자인 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고정금리 기간은 1년, 2년, 3년, 5년, 7년, 10년이며 대출기간은 10년부터 최장 30년이다. 대출금리는 1년 고정금리를 선택할 때 최저 6.05%, 10년은 최저 6.31%가 적용되며, 고정금리 약정 기간이 끝나면 종료시점의 3개월 변동금리로 자동으로 변경된다.

국민은행도 '포유(FOR YOU) 장기주택대출'의 고정금리 거치기간을 현재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유 장기대출의 대출기간은 거치기간을 포함해 15년부터 최장 35년이다. 3년 거치기간 중 고정금리는 연 5.85~6.95%이지만 5년으로 거치기간이 연장되면 0.1%포인트 가량 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의 고정금리 상품은 한국주택금융공사 10년 만기 e-모기지론에 비해 금리가 0.30~0.31%포인트 높기 때문에 실제로 어느 정도 고객들의 관심을 끌지는 미지수다. 다만 한국주택금융공사 상품이 6억 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6억 원 이상 주택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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