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최초의 직영백화점인 대구백화점 창업주인 고(故) 구본흥 명예회장은 '대구 유통업계를 현대화시킨 선구자', '대구 유통업계의 대부' 등의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을 만큼 지역 유통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고인은 평소 신용을 바탕으로 한 경영철학으로 지역 유통업 역사에서 60년 전통의 눈부신 성과를 이룩했고 지역 유통을 선도하며 지역민과 함께하는 기업인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고인이 대구백화점 전신인 대구상회를 창업한 것은 1944년 1월. 대구 삼덕동에 위치한 20여평 남짓한 '대구상회'를 인수한 것이 대백의 모태다. 대구상회 운영 1년 만에 점포 인수 가격의 절반에 이르는 이익을 낼 정도로 경영 수완을 발휘했으며 이후 현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이 위치한 유복상회를 인수, 처음으로 대구백화점이라는 상호를 사용했다. 지난 62년 동성로에서 교동으로 이전 확장했는데 북성로와 서성로 일대 상권을 교동 일대로 옮겨오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러나 교동 본점이 위치해 있던 곳이 100평 남짓한 규모로 너무 좁아 69년 12월 동성로에 10층짜리 백화점을 본점을 신축, 동성로시대를 열었는데 당시 백화점 건물 자체가 지역에 세워진 최초의 현대식 건물이었다.
특히 대백 본점은 1980년대 후반 평당 매출 기준으로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이어 전국 2위를 하는 등 전국 랭킹 3위 백화점의 위상을 상당 기간 유지했다. 또 93년 9월 문을 연 대백 프라자점은 2만평이 넘는 지방 최대의 초대형 백화점으로 95년 2천610억 원, 96년 2천946억 원, 97년 2천963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국 7~8위권 매출을 기록한 매장이었다. 90년 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한 100대 우량기업에 전국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대백이 8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위기도 없지 않았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직후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뼈를 깎는 경영 정상화 덕분에 2000년 전국에서 두번째로 워크아웃을 졸업하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구 명예회장이 창업하고 성장시킨 대백은 유통업계에서 '한강 이남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신화를 잇따라 창조했다. 정찰제 판매를 처음 도입했고, 신용판매제도 지방업체 중 처음이었다. 특히 79년 신세계, 미도파, 롯데에 이어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네번째로 도입한 신용판매제는 큰 호응을 얻었다. 84년 구본흥 회장은 유통업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전국 유통업계를 통틀어 최초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구정모 씨가 현재 대구백화점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서삼덕 ㈜링컨통상 대표, 이정무 한라대학교 총장, 김택기(재미) 씨가 사위다. 빈소는 대구시 수성구 욱수동 모레아 장례예식장 금강 101호실(801-9999)이며 , 장례예배(발인)은 20일 오전 8시 대백프라자점 10층 프라임홀, 장지는 경북 성주군 수륜면 송계리 선영이다. 연락처 ㈜대구백화점(420-8888).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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