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길거리에 버려진 강아지 '골든(리트리버 종)'은 거리의 다른 버려진 개처럼 '안락사'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 골든이 어느날 우연히 한국삽살개보존협회 육종연구소 한국일(38) 소장의 눈에 띄였다.
그리고 두달 뒤. 한 소장의 소개로 산업자원부 산하 애견사업단인 '하브랜드(경북대학교 내소재)'로 온 골든은 '큰 임무를 맡은' 강아지로 변했다. 이달 18일부터 충북도 제천의 간디 대안학교로 보내져 대안학교 아이들의 교육 반려자로 나서게 된 것.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강아지는 자신감과 용기, 생명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매개체가 됩니다. 이제 골든은 대안학교로 보내져서 대안학교 아이들이 골든을 기르고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골든도 새 주인을 만나 따뜻한 사랑을 느끼겠지요."
하브랜드에는 골든의 '고참'도 있다. 생후 40일만에 버려졌다 하브랜드를 거쳐 지금은 대안학교 치료견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건(5살·로트와일러 종)'.
로트와일러는 외국 영화속에 경비견으로 자주 등장할만큼 몸집이 크다. 몸무게가 웬만한 어른 남자 무게인 70kg까지 나간다. 건은 강아지때부터 몸집이 너무 커 주인으로부터 버려졌다. 지금은 키 60cm에, 몸무게 47kg.
건을 이 곳으로 데려온 사람은 하브랜드 직원 정효정(25·여) 씨. 동물학을 전공한 정 씨는 거친 성격의 건이를 잘 훈련시켜 치료견으로 키워냈다.
건은 현재 대구 가온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치료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가온 대안학교 관계자들은 "아이들이 건을 만난 이후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기'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자신감 없던 아이들이 건을 만난뒤 당당해졌고 훨씬 밝아졌다는 것.
"골든도 건처럼 대안학교 친구들에게 둘도 없는 반려동물이 돼 버려진 개가 다시 태어나 훌륭한 역할을 해 내는 좋은 사례가 될 겁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이 소중합니다. 거리에 버려진 개도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정효정 씨는 골든과 건처럼 '유기견 새 가족 만들기 프로젝트'를 더 발전시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편 대구시내에서는 2004년 1천922마리, 2005년 2천300마리 등 매년 2천여 마리 안팎의 개가 주인을 잃은 채 버려지고 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