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英 빚더미 젊은이 '아이팟 세대' 등장

영국에서 빚더미에 앉아 있는 가난한 젊은이를 뜻하는 '아이팟(IPOD)' 세대가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등장했다.

영국의 아이팟 세대는 MP3 플레이어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Insecure), 압박을 받고 있으며(Pressured), 고액 세금에 시달리고(Over-taxed), 빚에 찌들린(Debt-ridden) 세대를 지칭한다.

중도우파 성향 영국의 싱크탱크인 리폼은 35세 이하 젊은 납세자 수백만명이 채무액 증가, 추가 비용, 낮은 소득 증가율 등 다중 압박 속에서 타격을 입으며, 급격히 아이팟 세대의 일원이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텔레그래프 신문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이들이 받는 재정적 압박은 매우 심각하다. 25∼30세 대학 졸업생들은 실제로 무려 48%나 되는 과도한 세금 부담에 시달리고, 세금, 연금 지불액, 대학 학비 대출금 변제 등으로 돈을 쓰고 나면 전체 수입 중 겨우 52%만을 집에 가져갈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리폼의 앤드루 홀든바이는 "젊은이들은 세금 인상과 새로운 공과금의 바다에서 익사할 위기에 빠져 있다. 장기적으로 공공 지출, 감세 같은 구명대를 절박하게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젊은 세대가 거의 모든 측면에서 재정적인 곤경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22∼29세 연령층의 평균 수입은 지난 8년 동안 어떤 연령층보다 적은 23% 미만 증가하는데 그쳤다.

보통 대학생들은 학비 지출로 거의 1만5천 파운드의 부채를 안고 졸업하기 때문에 30세 미만 젊은층은 부채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다. 2001∼2005년에 개인 파산 비율은 62% 증가했으나 30세 미만 연령층의 개인 파산 비율은 무려 288%나 급증했다.

이와 함께 주택 가격의 급등으로 이들은 자기 집을 마련하기 위한 순차적인 부동산 투자 계획에 발을 걸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은 영국의 젊은이와 국가 전체 경제를 위해 기업과 부의 창출에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노동당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세금 개혁정책으로부터 젊은 세대는 거의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녀를 둔 부모, 노인, 실직자들은 모두 정부의 세금 개혁정책으로 세금 인하 혜택을 입었으나 자녀가 없는 젊은 근로자들은 수혜계층에서 제외됐다. 자녀가 없는 커플의 순수입은 1997년 이래 3.4% 감소했으나 자녀를 둔 실직 커플의 수입은 15%나 증가했다.

젊은층은 나이 든 계층과 달리 집값 인상과 주식 투자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없다. 하지만 마치 돈이 많은 사람처럼 세금은 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곤경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소득이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주택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써야 하고, 전기·가스·수도 요금과 교통비도 상대적으로 많이 지출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예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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