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른 도구 없이 오감(五感)만 가지고 자연관찰을 해야 하는 대회여서 더 긴장됐어요."
도원중 1학년 김예지·이종경 양은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주관으로 이달 초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에서 열린 '14회 한국학생과학탐구올림픽 자연관찰탐구 전국대회'에 참가한 일을 떠 올리며 활짝 웃었다.
한국학생과학탐구올림픽은 2명이 팀을 이뤄 자연현상과 생물을 관찰하고 자기주도적인 탐구능력을 시험하는 비중 있는 전국대회. 전국 16개 시·도에서 예선을 거쳐 총 48개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도원중 팀은 2위에 해당하는 금상 수상자로 15일 결정됐다.
이정화(과학담당) 지도교사는 "학생들은 대회 당일 현장에서 정해진 연구주제에 따라 계획서를 제출하고 관찰한 결과를 보고서로 제출한다."며 "한정된 시간(2시간 30분), 한정된 공간(시민의 숲) 안에서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관찰을 하는 것이 이 대회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 과제는 '환경과 생물과의 상호작용'. 종경 양은 "생물간의 상호작용이 많은 쪽에서 풀이 더 잘 자란다는 가설을 정하고, 숲에서 풀이 많이 자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생태계를 집중 비교했다."며 "사전에 준비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와 두 학생은 지난 6월 대구 예선을 통과한 뒤 전국 대회 준비를 위해 여름방학을 꼬박 투자했다. 자연관찰은 일주일에 세 차례, 주로 학교 인근의 청룡산, 달비골, 대구수목원 등지에서 이뤄졌다. 가끔 달성습지에 가기도 했다. 관찰수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 5시까지. 대회 방식대로 오전 중에는 관찰계획서를 작성하고 오후에는 현장 학습을 했다.
예지 양은 "주제와 관련한 이론 공부를 충분히 하고 갔기 때문에 숲과 계곡을 뛰어다니는 현장 관찰은 힘들지 않고 더 재미있었다."고 했다.
토양의 습도, 양지식물과 음지식물의 비교, 습지 생태계, 군집 식물의 특성, 참나무의 서식환경 등 15가지 주제와 관련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보고서 작성 연습을 자주 하면서 그래프나 표를 넣더라도 A4지 4장 이내라는 규정 분량을 넘지 않게 됐다.
특히 도구가 주어지지 않는 대회의 특성상 오감으로만 관찰을 수행하는 훈련을 했다.
"토양 습도를 잴 때는 A4 용지를 잘게 잘라서 흙에 꾹 누른 다음 종이 조각들간에 마르는 시간을 비교했어요. 흙의 깊이는 손가락 마디로 쟀고 색깔이나 구성성분은 눈으로 파악했어요. 바람의 세기는 A4 용지로 바람개비를 만들어 측정했죠."
알고보니 두 학생은 일찌감치 과학·생물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예지 양은 현재 경북대과학영재교육원에서 생물과정을 다니고 있으며 생물학자가 꿈이다. 종경 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연관찰탐구 전국대회 초등부에 대구시 대표로 출전,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 교사는 "예지나 종경이 모두 학급 실장을 맡고 있으며 성적도 뛰어나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과학자에게 필요한 세밀한 관찰력, 강한 호기심, 논리적 사고력 등이 돋보여 촉망되는 과학자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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